“김정은이 바꾸니 바꾸자는 것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자격 없다”
정부 뺀 ‘여야의협의체’ 野 거론에…”정식 제안 오면 고려할 것”

한덕수 국무총리가 문재인정권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이 ‘두 국가론 수용’을 주장한 데 대해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 전 실장을 겨냥해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한덕수 총리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총리실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헌법에 어떻게 통일해야 한다고 돼있는데 무슨 권리로 따로 살자는 것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선 헌법 위반”이라며 “헌법 3조를 보면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돼 있는데 어떻게 두 나라가 따로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헌법 전문에 보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바탕으로 하는 평화적 통일 질서를 지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통일, 하지 맙시다”라며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임 전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연상시키면서 ‘종북’ 논란을 키웠다.
한 총리는 “김정은이 바꾸니 우리도 바꾸자면 대한민국의 국민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두 국가론에 대해) 이만큼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두 국가론 수용’ 수용 주장에 대해 “평생을 통일운동에 매진하면서 통일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이야기하던 사람이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자 자신의 주장을 급선회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 의무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 총리는 우리 정부가 8·15 광복절 이후 북한의 홍수 피해 복구를 지원하겠다는 10개 단체의 접촉을 허가했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한 총리는 의료개혁과 관련해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논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2025년) 수시 모집을 다 끝냈더니 7만명이 지원했다”며 “이미 (2025년 증원은) 결정이 됐으며, 의료계와 접점을 못 찾은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야당에서 정부를 뺀 ‘여·야·의 협의체’를 먼저 출범하자고 거론한 것에 대해선 “제안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정식 제안이 오면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조정과 관련해서 “금리를 가지고 부동산 수요를 조절하겠다는 것은 전체 경제에 예상치 않은 임팩트를 줄 수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정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행·금통위가 종합적인 경제 여건을 감안해 독자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리라 생각한다”고 정부 개입에는 거리를 뒀다.
한 총리는 또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야권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는 데 대해 “헌법 위반적인 조항들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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