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시속 100km 車 ‘비상정지 스위치’ 돌리자 멈춰… “급속 돌진 대처”

EV라운지 조회수  

12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주행 시험장에서 동아일보 기자가 급발진 의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비상 정지 장치’를 체험하고 있다. 핸들 좌측 하단에 설치된 장치는 2단계로 작동해 차량을 정지시킨다. 천안=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2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주행 시험장에서 동아일보 기자가 급발진 의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비상 정지 장치’를 체험하고 있다. 핸들 좌측 하단에 설치된 장치는 2단계로 작동해 차량을 정지시킨다. 천안=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2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동남구 민간연구소 한국자동차연구원 주행시험장. 기자가 핸들 좌측 하단에 설치된 차량 비상 정지 장치 ‘1단 스위치’를 돌리자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30∼40m 정도 더 간 뒤 힘을 잃고 멈춰 섰다. “띠리리리리” 경고음과 함께 계기판 화면에는 ‘긴급 제동’이라는 문구와 빨간색 경고 표시가 나타났다.

차량 비상 정지 장치는 사람이 수동으로 정지 명령을 내리거나 배터리 전원을 끊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명 ‘급발진’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페달 오조작, 페달 끼임, 차량 오류 등 3가지 상황에 모두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허청은 올해 5월 이 장치를 개발한 김용은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올해의 발명왕’으로 선정했다.

● “익숙지 않은 차량 신기술에 오조작 증가”

최근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잇따르면서 급발진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장치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에 제출한 급발진 의심 신고 건수 및 인정 건수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793건이 자동차리콜센터로 접수됐다.

이는 신차들이 장착한 각종 제어 장치로 인해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오조작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의 원페달 드라이빙의 경우 가속 페달에서 발만 떼도 시속 30km까지 속도가 줄기 때문에 갑자기 장애물을 마주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착각하고 더 세게 밟는 경향이 있다”며 “2010년대 후반부터 전기차가 도래하면서 익숙지 않은 기술들이 등장해 운전자 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본인의 실수를 차량의 결함으로 오인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민제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급발진 의심 사고 신고건 중 실제로 의심할 만한 증거나 정황이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감식과 분석을 의뢰하는 사건은 극히 일부”라며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 중 상당수가 사건 초기 자신의 실수나 과실을 오인하고 급발진 등 결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 2단계 스위치로 전력 차단…“100% 정지”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개발한 차량 비상 정지 장치의 스위치는 2단계로 작동한다. 1단으로 스위치를 돌리면 긴급제동기능(AEB) 브레이크가 동작하도록 통신선을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비상등도 함께 점등된다. 후방 차량이 급정거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차체 결함이 없다면 차량은 1단계에서 100% 정지한다.

과거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의도치 않은 가속 현상으로 대량 리콜을 진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차량 결함 가능성도 100% 배제할 수는 없다. 차량이 멈추지 않는다면 스위치를 2단으로 돌리면 된다. 2단계에서는 퓨즈 박스 전력을 차단한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전력을 주관하는 장치인 ‘릴레이’ 전원을, 엔진차의 경우 엔진 컨트롤 유닛(ECU)의 전원을 끊어 차량은 자연 감속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속도를 더 빨리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번에 개발된 비상 정지 장치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완성차 업체의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등과 병행해 설치한다면 차량의 안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막아주는 것과 더불어 인간이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해당 장치는 15만 원대로 제작할 수 있다. 대량 생산할 경우 소비자가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규제 가로막혀 양산 걸림돌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막기 위한 비상 정지 장치가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됐지만 법적인 규제가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범퍼 등 경미한 튜닝을 제외하고 법에서 정한 튜닝 항목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측은 비상 정지 장치가 법에서 정한 튜닝 항목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선 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장치가 정지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통신선을 통해 차량의 통신 라인에 접속한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자칫 튜닝으로 차량 시스템을 건드려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전기차의 전기를 강제로 차단하거나 제작사의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할 경우 다른 전자 제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안전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기술적인 문제이자 제도적인 문제”라며 “정부 기관을 통해 수천 회 이상의 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인증을 요청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절차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엔엘 대표변호사는 “앞서 나가는 기술에 법이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며 “제한적으로 통신 라인에 접속하는 제품은 승인받을 수 있도록 기술 검증을 거쳐 예외 기준을 만드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

▽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EV라운지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차·테크] 랭킹 뉴스

  • 한국이 美 해군 함정 주치의(MRO)가 된다는 것은….
  • 새로운 시간, 달라진 환경, 그리고 여전한 푸조의 매력 - 푸조 408 GT[별별시승]
  • “레전드 축구 선수 온다”…넥슨, 10월 ‘아이콘 매치’ 개최
  • 대륙 돌풍 막아낼까?… 中 전기차 수입액 1조원 넘어
  • “운전자 9만명 과태료” 단속 카메라, 대놓고 찍는데 정신차려라 난리!
  • "3천짜리 SUV 급고민" 옵션은 역대급인데, 디자인 환장하겠네

[차·테크] 공감 뉴스

  • "어쩐지 주차장 널널하더라" 전기차 운명, 결정 됐다
  • “스쿨존 30km/h, 싹 바뀐다” 밤에도 저래서 융통성 없었지 한숨 푹
  • “이거 담당자 누구냐” 지자체 빨간 도로, 싸구려 전국 도배 버스도 못 버텼다
  • 엔씨소프트 ‘TL’, 보이스 라이브 방송에서 개발 로드맵 공개
  • 스파이런트, Wi-Fi 7 연결 테스트 기능 강화한 '옥토박스' 발표
  • 車 뽑은 지 1년도 채 안됐는데 “우수수 쏟아진다”…이례적 움직임에 자동차 업계 ‘비상’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요즘처럼 날씨 좋은 날, 나들이 가기 좋은 양평 맛집 BEST5
  • 밤에만 놀기엔 너무 짧다, 낮부터 즐길 수 있는 낮술 맛집 BEST5
  • ‘찍먹’의 진수! 소박한 한 그릇이 주는 기쁨, 츠케멘 맛집 BEST5
  • K-푸드의 선두주자! 떡볶이 덕후들 모여라, 분식 맛집 BEST5
  • 강동원의 ‘전,란’이 온다…주목해야 할 3가지
  • 김고은부터 김태리·김선아까지…쇼트커트에 빠진 여배우들
  • ‘행복의 나라’, 홍콩아시안영화제 초청 이유 보니
  • 지창욱이 여기서 왜 나와? 가수 이적과 특급 만남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오일머니 UAE, 'AI 메카' 야망…TSMC·삼성전자 '러브콜'

    뉴스 

  • 2
    ‘더 파이널스’ 코리아 오픈 시즌3 챔피언십, 'TFD' 우승컵 들어

    스포츠 

  • 3
    대법원, 국민이 낸 민사·행정·가사 상고장 63% 기각시켰다

    뉴스 

  • 4
    日4340억원 괴물이 다저스의 가을을 책임질 수 있을까…NL 최약체에 흔들, 테스트는 한번 남았다

    스포츠 

  • 5
    '무리뉴 애제자' 튀르키예 대신 '빅리그' 원한다...'36세'의 나이로 PL 복귀 추진

    스포츠 

[차·테크] 인기 뉴스

  • 한국이 美 해군 함정 주치의(MRO)가 된다는 것은….
  • 새로운 시간, 달라진 환경, 그리고 여전한 푸조의 매력 - 푸조 408 GT[별별시승]
  • “레전드 축구 선수 온다”…넥슨, 10월 ‘아이콘 매치’ 개최
  • 대륙 돌풍 막아낼까?… 中 전기차 수입액 1조원 넘어
  • “운전자 9만명 과태료” 단속 카메라, 대놓고 찍는데 정신차려라 난리!
  • "3천짜리 SUV 급고민" 옵션은 역대급인데, 디자인 환장하겠네

지금 뜨는 뉴스

  • 1
    그 가을, 핸드크림 향이 분다

    연예 

  • 2
    '11세 연하♥' 배윤정, 75kg→다이어트 성공…다리가 반쪽이 됐네

    연예 

  • 3
    '매각'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바르셀로나, '핵심 MF' 판매 결정 철회→재계약 추진

    스포츠 

  • 4
    지휘자 조정현, 유럽서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사이클 공연 '동양인 최초'

    연예 

  • 5
    "움직이지만" 몸통 잘린 채 몸부림치는 랍스터, '잔인성 논란' 뒤 가게 사장이 낸 입장은 듣고 나니 생각이 복잡해진다

    뉴스 

[차·테크] 추천 뉴스

  • "어쩐지 주차장 널널하더라" 전기차 운명, 결정 됐다
  • “스쿨존 30km/h, 싹 바뀐다” 밤에도 저래서 융통성 없었지 한숨 푹
  • “이거 담당자 누구냐” 지자체 빨간 도로, 싸구려 전국 도배 버스도 못 버텼다
  • 엔씨소프트 ‘TL’, 보이스 라이브 방송에서 개발 로드맵 공개
  • 스파이런트, Wi-Fi 7 연결 테스트 기능 강화한 '옥토박스' 발표
  • 車 뽑은 지 1년도 채 안됐는데 “우수수 쏟아진다”…이례적 움직임에 자동차 업계 ‘비상’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요즘처럼 날씨 좋은 날, 나들이 가기 좋은 양평 맛집 BEST5
  • 밤에만 놀기엔 너무 짧다, 낮부터 즐길 수 있는 낮술 맛집 BEST5
  • ‘찍먹’의 진수! 소박한 한 그릇이 주는 기쁨, 츠케멘 맛집 BEST5
  • K-푸드의 선두주자! 떡볶이 덕후들 모여라, 분식 맛집 BEST5
  • 강동원의 ‘전,란’이 온다…주목해야 할 3가지
  • 김고은부터 김태리·김선아까지…쇼트커트에 빠진 여배우들
  • ‘행복의 나라’, 홍콩아시안영화제 초청 이유 보니
  • 지창욱이 여기서 왜 나와? 가수 이적과 특급 만남

추천 뉴스

  • 1
    오일머니 UAE, 'AI 메카' 야망…TSMC·삼성전자 '러브콜'

    뉴스 

  • 2
    ‘더 파이널스’ 코리아 오픈 시즌3 챔피언십, 'TFD' 우승컵 들어

    스포츠 

  • 3
    대법원, 국민이 낸 민사·행정·가사 상고장 63% 기각시켰다

    뉴스 

  • 4
    日4340억원 괴물이 다저스의 가을을 책임질 수 있을까…NL 최약체에 흔들, 테스트는 한번 남았다

    스포츠 

  • 5
    '무리뉴 애제자' 튀르키예 대신 '빅리그' 원한다...'36세'의 나이로 PL 복귀 추진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그 가을, 핸드크림 향이 분다

    연예 

  • 2
    '11세 연하♥' 배윤정, 75kg→다이어트 성공…다리가 반쪽이 됐네

    연예 

  • 3
    '매각'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바르셀로나, '핵심 MF' 판매 결정 철회→재계약 추진

    스포츠 

  • 4
    지휘자 조정현, 유럽서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사이클 공연 '동양인 최초'

    연예 

  • 5
    "움직이지만" 몸통 잘린 채 몸부림치는 랍스터, '잔인성 논란' 뒤 가게 사장이 낸 입장은 듣고 나니 생각이 복잡해진다

    뉴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