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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의 공식 문서인 서울선언문이 윤곽을 드러났다. 오는 28일 대회 폐막 때 공식 발표를 위한 일부 자구 수정만 남았지만 소셜젠더(성 정체성을 살면서 선택할 수 있다는 주장)와 동성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복음주의 개신교회가 가야 할 길을 천명했다. 14년 만에 열린 전 세계 복음주의 개신교 축제서 나온 선언이라 향후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23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동대회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는 “서울 선언문은 현재 최종 발표를 위해 수정 중이다. (기조는 그대로지만) 신약적인 용어를 쓰기 때문에 정확한 언어를 쓸 필요가 있다. 폐막 때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선언문은 전날 로잔위원회 측이 4차 대회 홈페이지에 공개했지만 폐막 시 공개를 위해 잠시 비공개로 돌렸다. 그러나 내용이나 기조는 공개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서울선언문은 먼저 모든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공동의 신념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서울선언문이 지난 50년 동안 로잔 언약(1974), 마닐라 선언(1989), 케이프타운 서약(2010)의 안내 지침을 계승했음을 선언했다.
또한 “우리는 성경이 구약과 신약 66권으로 구성된 신적 영감과 하나님의 숨결이 담긴 기록물인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언한다”며 성경의 권위를 강조했다.
성 정체성과 동성혼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도 강조했다. 서울선언문은 “성경의 창조 이야기는 인간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명확하게 식별 가능한 신체적 특징과 남성과 여성이라는 관계적 특징을 가진 성적 존재로 창조되었음을 다루고 있다”며 “우리는 섹슈얼리티(sexuality, 성적 지향성)에 대한 왜곡을 탄식한다. 우리는 개인이 우리의 창조성과 무관하게 젠더를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을 거부한다”고 했다.
이울러 “우리는 동성 파트너십을 성경적으로 유효한 결혼으로 정의하려는 교회 내 모든 시도를 애통해한다”면서 동성 성관계에 대해서는 “창조주의 선한 설계를 왜곡하는 것으로 간주하므로 그것이 죄악이라는 피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고 천명했다. 이 밖에도 서울선언문은 북한 정부의 기독교 박해 종식과 선교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클 오 국제로잔 총재는 “모든 로잔대회는 초청받는 사람만 올 수 있다. 우리가 배타적이기보다 특별한 미션을 위해서다. 로잔은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 하나에만 집중한다”며 대회를 개최하고 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유기성 목사는 “한국에서 로잔대회를 열게 된 것이 큰 복”이라며 “(눈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예수그리스도께서 이 대회를 주관하신다. 4차 대회를 준비하면서 목회자와 교인 모두 왜 하나님이 로잔운동을 일으키셨는지 공부를 많이 했다. 대회를 통해 복을 얻는 건 한국교회라고 생각한다”고 행사를 준비한 소회를 밝혔다.
한편 로잔대회는 1974년 세계적인 복음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1918∼2018), 존 스토트(1921∼2011) 목사가 복음주의 선교 동력을 찾고,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을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첫 대회가 열렸으며, 이후부터 로잔대회로 불리고 있다. 2차 대회는 1989년 필리핀 마닐라, 3차 대회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렸다.
14년 만에 열린 4차 대회는 대한민국에서 열렸다.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는 한국 로잔위원회와 아시아 로잔위원회가 주최했으며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전 세계 220여 개국 기독교 지도자, 선교사, 신도 등 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 주제는 ‘교회여, 다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900여 개의 소그룹 토의, 주제 강의와 집회, 성경 강해 등을 갖고 마지막 날 서울선언문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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