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첫 한국 작품인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짙은 감성 열연으로 애틋하고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완성한 그는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라며 시리즈를 향한 기대를 당부했다.
오는 27일 공개되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국내 인기 작가 공지영과 ‘냉정과 열정사이’ 츠지 히토나리가 공저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영화 ‘코리아’ ‘서울대작전’ 등을 연출한 문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감성 가득한 정통 멜로를 완성한다.
영화 ‘남은 인생 10년’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사카구치 켄타로의 활약도 기대된다. 극 중 누구보다 사랑했던 홍을 잃고 후회와 그리움으로 가득한 남자 준고를 연기한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사랑을 시작하는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부터 상처와 아픔을 통해 성숙해진 얼굴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 홍 역의 이세영과 애틋한 로맨스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사카구치 켄타로는 시사위크와 만나 캐릭터 구축 과정과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 한국 제작진과의 촬영 비하인드 등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랑’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첫 한국 작품이었는데.
“한국 스태프들이 소통하려고 하는 에너지가 굉장히 강해서 한국의 대담함에 도움을 받았다. 일본에서 촬영할 때도 일본 스태프가 아니라 한국 스태프가 같이 촬영한 것인데, 한국 스태프들이 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잘 맞춰서 해줘서 아무 불편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연기자가 그 안에 들어가서 연기에 관련된 소통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어떻게 다가왔나.
“소설도 그렇고 만화도 그렇고 출연하려고 하는 작품에 원작이 있으면 읽지 않는 편이다. 대본과 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감독과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이 더 중요하다. 원작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번 작품은 일본 남자와 한국 여자의 국가를 초월한 사랑, 사랑 자체가 중요했다. 사랑했으나 이별했고 엇갈림이 있어서 다시 재회하는데 준고와 홍이 처음 역에서 만났을 때와 완전히 다른 상태에서 재회를 한다. 그렇듯 이 작품 안에는 애정에 대한 다양한 각도, 통찰력이 있었다.”
-5년 간의 변화를 담아내야 했다. 표현하는 데 있어 어떤 고민을 했나.
“촬영 순서를 말하면 한국에서 현재를 먼저 찍었다. 5년 후를 먼저 촬영한 거다. 이별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속에 거리감이 있었다. 감정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감정을 감추고 표정으로 전달해야 하는 신들을 먼저 촬영했다. 과거는 현재에서 보면 추억의 부분이다. 두 사람의 사랑스러운 부분이거나 텐션을 올려서 해야 해서 살짝 창피한 부분도 있었는데 나중에 촬영해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과거가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현재가 굉장히 슬퍼지는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주려고 했다. 순서를 반대로 촬영한 게 오히려 행운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준고의 사랑 방식에 대해서는 얼마나 공감했나. 변하지 않는 사랑은 있다고 생각하나.
“서른살 안에서 5년은 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간 동안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한 거라고 생각해서 (준고를) 존경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엇갈린다. 홍은 준고가 더 많은 애정 표현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거다. 준고가 자신의 마음을 다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공감했다. 자신은 다 10을 다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6밖에 전달이 안 된 상황. 나도 그런 성향이다. (변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 하하.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정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잖나. 첫사랑이나 첫눈에 반했다는 게 끝까지 유지되는 게 아니거든. 애정도 질감이나 무게, 색깔, 크기 등이 있기 때문에 변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유효기간은 없지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문화를 초월한 사랑이기도 했다.
“준과 홍의 관계를 본다면 상대방이 외국인이라고 인지하는 것은 첫 만남 정도가 아니었을까.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국가, 문화의 차이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행복이나 슬픔 같은 감정은 국가가 달라도 누구나 똑같이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속에서 교집합이 큰 사람이 사랑을 하는 게 아닐까. 첫 만남에서 국가가 다르다고 느끼더라도 그다음부터는 하나의 여성, 남성으로 인지하고 서로를 사랑으로 대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나.
“제작진이 타이틀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굉장히 많이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 사랑 후에 오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신뢰, 후회, 사랑, 인연, 외로움, 추억 등 정말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신뢰라고 이야기한 사람은 아직 사랑이 끝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고 후회는 이미 끝난 거다. 인연은 단순히 애인이 아니라 친구 같은 관계에서 온 대답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한 고민 자체가 굉장히 심오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이 어떤 환경에 놓여있는지 최근 1년 사이의 역사 안에서 대답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 답이라는 게 인생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를 알 수 있는 정답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나에겐 촬영할 때 스태프들도 그렇고 다양한 현장에서의 상황이 배우가 생각하는 인연이고 신뢰다.”
-문현성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러브스토리라는 게 굉장히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살인 사건이나 범죄, 무서운 작품은 엔터적으로 상상해서 만드는데 러브스토리는 100만명 있으면 100만명 다 그들만의 러브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답이 다 달라서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이다. (문현성 감독이) 정성스럽게 잘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손을 제대로 잡고 할 만큼 좋은 현장이었다. 준고라는 캐릭터를 두고 대화를 나눌 때 마치 한 명의 공통 지인인 것처럼, 살아있는 사람처럼 그런 감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문 감독의 시스템이 잘 맞았고 그 덕에 좋은 작품이 완성됐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감독이나 배우가 있나.
“박보검과 이희준이다. 박보검은 지인 사이고 신뢰 관계가 쌓여서 함께 해보고 싶고 이희준은 정말 좋은 연기를 하더라. ‘마우스’를 보고 울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좋은 연기’라고 표현했는데 이희준이 어떤 면이 그렇게 느껴졌나. 본인의 연기 철학과도 맞닿은 지점인지 궁금하다.
“(‘마우스’) 스토리 자체가 쉽게 다가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힘든 스토리였는데 그의 생각을 뿜어내는 신에서 마치 뭔가를 방출하듯 연기를 하더라. 그래서 같이 운 거다. 같은 환경에 놓인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기로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게 뿜어내는 게 훌륭한 연기라고 생각한다. 장르가 뭐든 같을 거다. 준고라는 역할도 상상이고 간접 체험으로 연기하고 있지만 절대로 같은 인생을 살지 않았잖나. 시청자에게 간접체험을 할 수 있게 조각을 던져준다는 생각으로 연기한다. 캐릭터가 슬플 때도 있고 즐거울 때도 있는데 그들이 던지는 걸 공감하고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연기가 아닐까.”
-이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나.
”두 국가의 남녀 사랑 이야기라 범위는 넓지만 세계관은 좁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섬세한 부분이 더 많이 요구됐다. 헤어짐과 만남에 대한 경험은 누구나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국가나 문화의 차이가 중요하지 않을 거다. 이 작품을 보고 ‘다이나믹했어’라기보다 마음속 어딘가에 준고나 홍 또는 다른 인물들이 어떤 형태로든 남았으면 좋겠다. 굉장하다고 느끼는 것은 빨리 잊어버릴 것 같다. 계속 마음속에 남아있으면 좋겠고 그게 우리 시리즈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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