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복잡한 환경에서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고난도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물리지능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손정우 국립금오공과대학교(이하 금오공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물리지능 로봇은 학습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적절한 동작을 구현함으로써 자율제조로봇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손 교수는 인하대 기계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뒤 LG전자 CTO부문 컨버전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2012년 9월 금오공대에 부임 후 지난 12년간 다관절 로봇, 사람과 로봇의 상호작용, 진동기반 기계시스템 등을 주로 연구해온 로봇전문가다.
대학원에서는 진동제어를 이용한 잠수함 소음 저감 및 자동차 승차감 향상 연구를 주로 수행했고, LG전자 연구원 시절에는 모바일기기 햅틱 시스템 설계에 몰두했다. 햅틱 시스템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사용시 사용자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진동과 같은 촉각, 운동감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사람의 동작을 학습하고, 사람처럼 작업하는 자율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전문 숙련 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미리 정해진 단순 반복 작업만을 수행하는 로봇이 스스로 부품을 조립하고 분해하는 등 자율적인 작업을 수행한다면 산업현장 인력 부족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손 교수는 “사람처럼 작업하는 자율로봇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화재나 재난현장, 우주나 심해 등 고위험 작업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며, 특히 산업현장에서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인간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로봇은 제한된 환경에서 프로그램에 따라 지정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분야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로봇은 유연성이 떨어지고 효율성이 낮다”고 말했다.
단순히 사람의 동작을 모방 및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동작에 대한 정보를 학습하고, 상황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리지능 로봇은 정확한 위치제어 기능뿐 아니라 적절한 힘을 제어하는 기능까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이와 관련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에 선정돼 2027년 초까지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이다.
손 교수는 “물리지능을 구현하려면 3차원 컴퓨터 비전기술, 사람과 로봇의 동작 동기화 기술, 햅틱 시스템 설계 및 제어기술, 심층강화학습, 디지털 트윈, 고속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금오공대에는 수백테라급 성능의 CPU·GPU를 활용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센터가 구축돼 있어 연구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또 “손이나 팔에 힘을 어떻게 얼마나 주고 있는 지를 계산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동작을 수행하는 사람처럼 햅틱 기술을 이용, 손과 팔에 작용되는 힘의 정보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 및 동작하는 미래 SF 영화속 휴머노이드 로봇 구현도 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오공대 기계시스템공학과에서 지난해 9월 신설된 스마트모빌리티전공장을 맡고 있는 손 교수는 SCIE 국제학술지에 50여편의 논문을 게재한 것을 비롯해 기계공학 관련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구미=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