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더 많은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에 대해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기쁩니다.”
오는 27일부터 순차 공개되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극본 정해심·연출 문현성·제작 실버라이닝스튜디오)로 한국 안방극장에 진출하는 일본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최근 작품 공개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출연 제안을 받고 나서 언어 때문에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며 “하지만 대본이라는 좋은 길잡이가 있었고, 문현성 감독님과 스태프를 믿었다”고 출연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막상 촬영을 해보니 한국과 일본의 제작 시스템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남녀를 통해서 사랑이라는 게 어떤 건지 다각적으로 통찰해보는 작품인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일본에서 이별을 겪은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이 5년 후 한국에서 다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작품이다. 2005년 공지영·츠지 히토나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을 마주하며 서로에게 다시 이끌리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에서 사카구치 켄타로는 사랑이 끝난 뒤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를 연기했다. 준고는 한국에서 재회하기까지 5년간 자신을 떠나간 여자 홍(이세영)을 잊지 못하는 캐릭터다. 캐릭터에 대해 “나라면 불가능할 것 같다”며 그는 웃으며 말했다.
“대본을 읽고 나서 준고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5년간 한 사람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캐릭터이지만 그의 파워풀한 사랑에 존경심을 느꼈어요.”
사카구치 켄타로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이세영과 첫 호흡을 맞췄다. 그는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표현하며 이세영과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언어가 달라서 둘 사이에 형성된 긴장감이 이별과 재회를 겪는 연인 사이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처음 만났을 때 이세영과 눈이 마주치며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이 있었고, 크랭크인 전 미팅을 통해서 이세영이 홍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런 뒤에 연기를 시작했는데 굉장히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서로의 마음의 거리가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10대 시절 모델로 시작해 지금은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사카구치 켄타로는 국내에서는 서강준을 닮은 일본 모델 겸 배우로 주목을 받았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출연 이전부터 한국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시그널’을 원작으로 리메이크 한 일본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시그널 장기 미제 사건 수사반 스페셜’에 출연하며 한국과 인연이 남다른 배우다. 그가 출연한 2022년 일본 영화 ‘남은 인생 10년’은, 재개봉까지 하며 일본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국내에서 56만명의 관객을 모을 만큼 한국 팬도 많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대해 잠시 고민하더니 자신에 대해 “레어(희귀)하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대답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서는 어디를 왔다 갔다 해도 특별히 뭐가 없는데 한국에 왔을 때 팬들이 공항까지 마중 나와줘서 기뻤어요. 한국에 자주 오지 못하니까 좀 더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사카구치 켄타로는 K-콘텐츠 팬이다. 그는 딱 한 가지 작품을 꼽을 수 없을 만큼 ‘아저씨’ ‘사랑의 불시착’ ‘살인자의 기억법’ 등 다양한 한국 작품을 좋아하며 평소에도 즐겨 본다는 사실을 전했다. 한국 작품에 대한 평소의 호감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출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을 터였다.
“한국 현장은 처음인데 문현성 감독님과 작업이 굉장히 즐겁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요. 외국 작품을 한다는 것이 언어, 문화 등 공부해야 할 것과 인지해야 할 것이 많아서 단시간에 잘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향후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현장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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