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도발 방정식의 해답이 어렵지만, 그래도 찾아야한다-
국방부가 2년마다 발간하는 국방백서에는 남북한의 군사력 현황이 비교적 정확하게 실려있다. 그러나 대부분 무기체계들은 전차와 자주포 등 재래식 무기들의 숫자를 표현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기술과 성능수준의 비교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통해 그 위력을 드러낸 드론에 대해서는 거의 표현이 없다. 국방백서에 인쇄되어 있는 무기체계들보다 드론처럼 표현되지 않은 무기체계들이 향후 전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국방부나 합참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 군과 국민들이 각별하게 주목하는 것은 북한의 드론이 아니라 예전에 보지못했던 해괴한 변칙도발 3종세트이다.
첫째, 북한이 남쪽으로 날려보내는 오물(쓰레기)풍선이다.
합참은 추석연휴인 16일 “전날 오후부터 밤까지 북한이 약 120개의 오물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했다”며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서 40여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끔 풍선에 장착된 발열 타이머로 인해 민가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이번까지 20차례 오물풍선을 보내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26일 민간단체가 북으로 날려보내는 대북전단을 “오물”로 규정하고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틀 뒤 첫 번째 오물 풍선을 보냈다. 두 번째 풍선이 날아온 뒤 정부는 접경지역의 안전핀이었던 ‘9·19 남북 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했다. 민간단체는 다시 대북전단을 보냈고, 역시 북한의 세 번째 풍선이 날아왔다. 북한의 8번째 풍선 뒤에는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었다.
합참은 북한이 보낸 풍선의 내용물이 주로 종이류와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이며 분석결과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발표했고, 앞으로도 풍선 낙하에 주의하고 풍선 발견 시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하라는 당부를 했다.
공중에 떠있는 풍선을 속시원하게 소총으로 사격해서 땅으로 낙하시키거나 또는 드론 등 장비를 이용하여 오물풍선 자체를 최전방지역에서 포획하면 좋겠지만, 정전협정 위반과 우리 주민들의 피해 우려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하여 현재는 안전하게 수거하는 방식이 차선의 선택이다. 최선의 대책이 속히 현실화 될 것으로 믿는다.
둘째, 북한이 남쪽방향으로 송출하는 기괴한 소음이다.
합참은 12일 “북한군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지난 7월 말부터 전방 지역에서 괴상한 기계음 소리를 송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지난 7월 21일부터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가동했는데, 북한은 북한군과 주민이 우리의 확성기 방송을 듣지 못하게 방해할 목적으로 ‘지지직 지지직’하는 기계적 소음을 대남 확성기를 통해 송출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괴소음은 대체로 산악 지형인 전방내륙 지역에서는 지형적 요인으로 거의 들리지 않지만,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 지역과 가까운 강화도 인근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들린다고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소음 피해가 계속될 전망이지만, 사실상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쉽지않다.
주민들에게 고통을 감내하도록 요청하는 것도 무리가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최선이 아닌 차선의 대책이라도 수립해야 한다. 비무장 민간인인 주민들에게 직접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현상황에 대하여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를 향하여 강력한 메시지를 발표해야 할 것이다. 또는 고속도로에 설치되는 소음울타리처럼 해당지역에는 관련시설을 구축할지 여부도 과학적으로 검토하는게 좋겠다.
셋째, 자연환경과 구분하기 힘든 소형지뢰도 있다.
북한이 우리 지역으로 목함지뢰를 떠내려보내 2010년 민간인이 희생되었고, 2015년에는 장병들의 작전이동통로에 몰래 매설하여 부사관 2명이 중상의 피해를 당하기도 했었다.
북한은 임진강(경기 파주·연천), 역곡천(경기 연천·강원 철원), 화강(강원 철원), 인북천(강원 인제) 등 남한과 이어진 하천 인근 지역에 지뢰를 집중 매설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기때문에 북한이 집중호우나 태풍 등 기상현상이 발생하여 댐을 방류할 경우 남북 공유하천을 통해 지뢰를 의도적으로 살포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북한의 목함지뢰는 가로 20cm, 세로 9cm, 높이 4.5cm의 나무상자 안에 200g의 폭약과 기폭장치가 들어 있다. 만약 상자를 열거나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폭발하도록 장치됐고 살상 반경은 2m 이내로 알려졌다.
최근 식별된 스마트폰 크기의 나뭇잎 지뢰는 나뭇잎 외형에 색상이 갈색·녹색이어서 위장 효과도 뛰어나다.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탐지·식별도 힘들다. 40여그램 폭약이 들어 있어 북한군의 목함지뢰(폭약 70여그램)와 우리 군의 대인지뢰(폭약 20여그램)의 중간 정도 위력을 갖고 있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목함·나뭇잎 지뢰 등으로 추정되는 미상물체에 대한 현실적 대응은 최초 발견시 절대로 직접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물이 흘러오는 임진강이나 하천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그물을 설치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국방예산은 사상최대인 약 6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중 군사력 건설을 위한 방위력개선비는 2.4% 증가한 18조712억 원이다. 국방예산은 우리 국군이 ‘자랑스러운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하도록 다양한 영역에서 당연히 긴요하게 사용될 것이다.
다만 국방예산이 많아지는 만큼 북한의 다변화되는 그리고 변칙적인 도발에 대한 대응태세는 훨씬 더 강화되어야 한다. 수단이 마땅하지 않다고 고민만 거듭하면서 그냥 둘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국민들이 염려하기 이전에 군이 먼저 해답을 찾아, 실제 상황발생시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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