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길었던 폭염도 끝이 보이고 캠핑의 제철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알싸한 밤공기에 알록달록 색깔을 입은 단풍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어떤 먹거리로 캠핑의 밤을 채울까.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 3사에서 매출이 좋은 캠핑 음식들을 집계해 봤다.
20일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실온·냉장 음식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식은 다름 아닌 부대찌개였다.
홈플러스에서는 홈플러스 PB상품인 ‘홈밀’ 부대찌개 시리즈가 매출 상위 1~3위를 모두 독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쟌슨빌 부대찌개, 의정부식 부대찌개, 푸짐한 스팸 부대찌개 순이었다. 이마트에서는 ‘오리지날 부대찌개’, 롯데마트에서는 ‘요리하다 의정부식 부대찌개’가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실온·냉장 음식 부문에는 소불고기 버섯전골이나 밀푀유나베 등도 있지만 부대찌개의 매출이 대형마트 세 곳 모두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형마트 식음료 MD들은 캠핑장에선 오랜 시간 주류와 함께 먹기 좋은 얼큰한 국물 상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서인 것으로 분석했다.
순대와 치킨과 같은 가볍게 먹는 안주거리도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냉장 식품에서는 부대찌개 다음으로 피코크 병천식 순대볶음과 치킨윙이 많이 팔렸다. 롯데마트에서는 요리하다 찰통순대가 그다음으로 잘 팔렸다.
냉동상품 중에서 매출이 높았던 상품은 이마트에서는 노브랜드 숯불데리야끼 닭꼬치, 노브랜드 꼬치어묵, 롯데마트에서는 요리하다 고기만두, 홈플러스에서는 하코야 통치즈돈까스, 애슐리 오리지널 통살치킨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대형마트 세 곳은 가을 캠핑족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통상 봄·가을 캠핑 시즌이 되면 간편음식 구매는 평균 대비 30%가량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캠핑 바람이 불면서 매출 증대량은 전년 대비 더 늘어나는 추세다.
◇식사-불멍-해장 등 캠핑 순서에 맞는 상품 구성 ‘눈길’
대형마트들은 캠핑족들은 특성을 세 가지 정도로 보고 있다. 첫째, 맛에 있어서 모험을 즐기지 않으면서 둘째, 남녀노소 취향을 크게 타지 않고 셋째, 뚜렷한 목적성을 가지고 음식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조은비 롯데마트 식품PB개발팀 MD는 “가족·친구와 함께 떠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기대하는 맛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잘 부합하는 음식을 구하고, 특이한 음식보다는 범용적인 음식을 고르는 경향이 많았다”면서 “롯데마트는 (그런 측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찌개류 상품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마트는 캠핑족들이 목적에 맞는 소비를 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 오랜 시간 술과 함께하기 위한 국물 음식(부대찌개), 술 먹은 다음 날 아침 해장용으로 적합한 음식(곰국이나 콩나물 해장국), 간편하게 술안주로 먹기 좋은 음식(순대볶음), ‘불멍(모닥불 등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하며 구워 먹기 적합한 음식(꼬치류) 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요즘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코스대로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이에 맞춰 구획 구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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