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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작년보다 비싸게…” 윤석열 대통령 추석선물세트가 우후죽순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왔고, 가격 보니 눈 동그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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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대통령 추석선물세트.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대통령 추석선물세트. ⓒ대통령실

“올해는 구성이 좋아서 작년보다 비싸게 올려요. 윤석열 대통령 추석선물세트에요.”

엿새 전,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글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도라지 약주·유자 약주 등 전통주와 배 잼·청귤 핸드크림 등 지역 특산품을 담아 각계 인사들에게 한가위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이번 선물세트엔 전통주를 두 병이나 담았다. 13일 당근·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을 검색해보면, 이날 하루에만 윤 대통령의 추석선물세트를 22만원∼30만원에 팔겠다는 글이 5∼6건 발견된다. 지난해 10만원∼20만원대에 팔렸던 대통령실 추석 선물이 올해는 가격이 더 올라 최대 30만원에 거래됐다.

12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대통령 추석선물세트들. ⓒ중고나라 앱
12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대통령 추석선물세트들. ⓒ중고나라 앱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처분이 곤란한 선물세트를 중고거래 플랫폼에 내놓는 ‘명절선물’ 거래가 또다시 성행 중이다. 한가위 연휴 전날인 이날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스팸·홍삼·참치·과일 등 각종 선물세트를 중고로 팔겠다는 글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다. 고물가에 맞서 이른바 ‘명절테크’(‘명절’과 ‘재테크’의 합성어)에 나선 이들이다. 당근 관계자는 한겨레에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선물세트나 한복 등의 키워드가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라온다”고 말했다.

12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대통령 추석선물세트들. ⓒ중고나라 앱
12일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올라온 대통령 추석선물세트들. ⓒ중고나라 앱

‘되팔이’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다는 점을 강조한 판매자들이 눈에 띄었다. 값싸게 사들여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 ‘중고거래’인 티를 내지 않고 추석 선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물과 동봉한 ‘쇼핑백’이 얼마나 말끔한 상태인지가 중요했다. 제목에 ‘쇼핑백 포함’ 또는 ‘쇼핑백 동봉’이라는 문구를 넣거나, “새 제품이고 쇼핑백까지 있기 때문에 부모님 선물로도 좋다”, “쇼핑백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선물하시기 문제없다”라고 강조하는 판매자들이 많았다.

회사에서 대량 주문한 추석 선물은 대표적인 ‘명절테크’ 품목이다. “회사에서 추석 선물로 어제 받은 햄 세트다”, “명절 선물로 분유를 선물 받았는데 모유 수유 중이라 판매한다” 등 회사에서 받았다는 점을 숨기지 않는 판매자들도 있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 ⓒ당근 앱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 ⓒ당근 앱

지난해까지는 중고거래가 불법이었으나 한시적으로 중고거래가 가능해진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 거래도 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부터 1년간 시범사업으로 △소비기한 6개월 이상 및 실온 또는 상온 제품 △판매 가능 횟수 연간 10회 이하 누적 30만원 이하 등의 조건을 달아 건강기능식품의 중고거래를 허용했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 추석에는 명절선물로 받은 홍삼·비타민 등을 판매하는 글들이 전체의 거래 글의 20∼30%를 차지하게 된 이유다.

하지만 명절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모두 중고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스키·와인·무알콜 맥주 등 주류 제품은 명절선물로 받았다고 해도 중고거래가 어렵다. 주류판매업 면허 없이 개인이 주류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용량 식품이나 화장품을 임의로 소분해서 판매해서도 안 된다. 화장품 판매 영업을 등록하지 않고 대용량 화장품을 소용량 용기에 나눠 팔면 화장품법 위반이다. 대용량 식품 또한 임의로 소분해서 팔 경우 영업 허가가 있어야 한다.

또 군·경찰·군마트 등에서 구매한 용품은 중고거래가 금지되어있다. 추석을 맞아 정부에서 지원한 지역사랑상품권·온누리상품권 등도 중고거래하면 법 위반이다.

당근 관계자는 “거래 전에 ‘중고거래 가이드라인’을 통해 판매금지 품목과 거래 시 지켜야 할 주의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임재우 기자 /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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