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정말 더웠습니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열대야 등 폭염을 다루는 수치들이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해져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 매직’도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날이 선선해지면 만나자’던 약속을 지키는 날이 오긴 할까, 아득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가을이 오긴 하는가 봅니다. 아침 출근길 볼에 닿는 바람이 좋습니다. 이제 정말 여름과 ‘안녕’하는 것 같아 설렙니다. 게다가 올 추석 연휴는 꽤 긴 5일입니다. ‘누군가의 가족’으로서 할 일을 마치고 난 뒤, 지친 여름을 털어내고 산뜻한 가을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들 계획을 세우셨나요.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계획을 짤 짬이 없는 당신을 위해 한겨레가 ‘추석맞이 한상’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음식은 살기 위해 배만 채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마음을 바꿀 만한 전국 맛집을 소개합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각 지역에서 일하는 한겨레 기자가 소개하는 ‘찐 맛집’입니다. 소문나면 단골들이 싫어할 수도 있어서 ‘여기 소문나면 곤란한데’ 싶은 맛집으로만 30곳 엄선했습니다. 맛집 유튜브나 블로그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지역 맛집입니다. 고향을 찾는 분들은 한끼쯤 집밥 대신 외식을 해도, 막히는 귀성·귀경길에 옆길로 잠깐 빠져 한 술 떠도 좋을 만 합니다.
먹는 데 통 관심이 없는 저도 올 추석에 가족과 함께 맛집에 가볼 생각입니다. 우선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에 들를 예정입니다. 얼마 전에 어시장 내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운영하던 소금창고였던 곳입니다. 제가 가려는 식당은 다행히 화마를 피했다고 하네요.
배가 든든해졌으니, 이제 즐거움도 챙겨야겠죠. 한겨레가 소개하는 영화나 오티티(OTT) 예능·웹툰·전시·전통공연을 보는 건 어떨까요. 혼자서 혹은 누군가와 함께 낄낄거리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먹고 노는데 닷새로는 부족하겠다고요. 아무렴 어떤가요. 행복한 고민인 걸요.
한겨레 장수경 기자 /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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