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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 세상을 바라보는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 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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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이 연기한 막내 형사 박선우는 서도철 형사팀의 일원이 되지만 어딘지 모르게 비밀을 감춘 듯한 모습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진제공=CJ ENM

서도철의 바람 대로 ‘판’을 뒤집을 수 있을까.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제작 외유내강)가 13일 베일을 벗는다. 9년 만에 돌아온 후속편이자, 1341만 관객을 열광케 한 히트작의 두 번째 이야기다. 나쁜 놈을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와 그의 파트너인 강력범죄수사대의 분투는 2편에서도 계속된다. 여기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해 극악한 범죄를 일삼는 연쇄살인범을 쫓기 시작한다.   

‘흑’과 ‘백’의 대립이 선명했던 1편과 달리 2편은 선과 악의 이분법보다 정의와 신념, 사법체계의 빈틈에서 싹트는 사적 복수, 이를 생중계하면서 열광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왜곡된 세태까지 현실 이슈를 겹겹이 쌓았다. 이 같은 변화에 과연 관객은 얼마나 응답할까. 발 빠르게 예매를 마쳤거나, 볼까 말까 고민 중인 예비 관객을 위해 ‘베테랑2’에 관한 정보를 SWOT 분석으로 파헤쳤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황정민의 우중 액션 장면. 사진제공=CJ ENM

● 강점 (Strength)…스크린 뚫고 나오는 액션 ‘타격감’ 

관객보다 며칠 앞서 ‘베테랑2’를 본 김성수, 봉준호, 나홍진 감독은 이구동성 “타격감”을 언급하면서 ‘류승완의 액션’에 엄지를 들었다. 그 가운데 봉 감독은 “망치 같은 영화”라는 짧고 굵은 평가로 관객의 기대와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치고받는 타격감이 스크린을 뚫고 나와 관객의 심장을 강타한다는 의미심장한 예고다.  

류승완 감독의 액션 스타일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액션 키드’로 출발해 이젠 한국영화, 그 중에서도 공감대가 뚜렷한 서사와 현란한 액션을 접목하는 대담한 시도로 탁월한 감각과 실력을 인정받는 연출자임을 이번 ‘베테랑2’로 다시금 증명한다. 이를 상징하는 장면은 우중 액션이다. 가슴이 뜨거운 열혈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빌런이 폭우를 맞으면서 옥상에서 벌이는 액션 장면은 백미로 꼽힌다.

몸을 사리지 않은 배우들은 무술 대역의 도움을 크게 받지 않고 대부분 직접 소화했다. 몸이 재산인 배우들이 작품과 역할에 얼마나 흠뻑 빠졌는지 엿보이는 대목. 그렇게 완성된 액션은 아이맥스 스크린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버전을 통해 관객의 시청각을 입체적으로 자극한다. ‘보는’ 영화를 넘어 ‘체험하는’ 영화로 확실한 경쟁력을 갖췄다. 

● 약점 (Weakness)…카타르시스 보다 ‘질문’

2015년 개봉한 1편은 시원하고 통쾌하고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르는 동안 영화는 TV 채널과 OTT 플랫폼을 통해 관객을 반복해 만났다. 여전히 1편이 선사한 카타르시스를 또렷하게 기억하는 관객은 2편 공개가 확정되면서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또 한번 악당을 응징하는 서도철 형사의 통쾌한 활약을 기다리는 열망도 모아졌다.

하지만 ‘베테랑2’의 선택은 1편의 답습이 아니다. 성공 공식을 따르는 안전한 길 대신 ‘모험’을 택했다. 사실 감독이라면 누구나 변화를 원할 수밖에 없지만, 관객 입장에서 변화는 다소 낯설거나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 간극을 관객이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따라 최종 스코어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1편에서 분노를 자아내는 ‘국민 악당’ 조태오(유아인)의 존재는 강력한 흥행 코드로 작용했지만 2편에선 악당의 존재가 명쾌하지 않는 부분도 차이다. 2편의 빌런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녔음에도 여러 사회적인 층위에 얽혀 있는 존재다. 류승완 감독은 “1편에서 빌런에 대한 반응이 좋았기에 2편에선 빌런이 누구 인지를 궁금해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며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정의와 신념이 충돌하는 구도를 통해 토론해 볼 만한 질문을 갖길 바랐다”고 말했다.   

1편에서 활약한 형사들은 2편에서도 뭉친다. 왼쪽부터 김시후, 장윤주, 황정민. 사진제공=CJ ENM

● 기회 (Opportunity)…서도철 가족의 서사 ‘가족 관객’ 눈길

가족의 이야기가 확장된 부분에서도 ‘베테랑2’의 차별화가 돋보인다. 

서도철은 나쁜 놈을 쫓는 형사 이전에, 가정을 지키는 가장이다. 사회복지사인 아내 주연(진경)은 여전하다. 1편에서 고가의 샤넬백을 단번에 거절한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빼앗은 그는 2편에서도 곤경에 처한 이웃에 시선을 두고 있다. 이들 부부는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겪는 문제로 인해 갈등을 겪고 위기를 맞는다. ‘베테랑2’가 단순히 범죄자를 쫓는 액션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족의 이야기로 확장해 서도철이 마주하는 딜레마를 더 깊이 다룬 부분도 미덕으로 꼽힌다. 추석 연휴 가족 단위 관객을 아우르는 강력한 장치가 될 수 있다.

‘베테랑2’의 손익분기점은 약 400만명. 9년 전과 극장가 분위기 등이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서 섣불리 1000만 관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 제작비를 회수한다면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이 그토록 원하는 3편 제작은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기대감도 형성된다. 1차 성적표는 추석 연휴 직후 나온다. 

● 위기(Threat)…2편의 라이벌은 1편 

‘베테랑2’는 강점이 확실한 작품이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시리즈 제작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1편의 정체성을 이어가면서도 대담하게 변화를 추구하는 작품으로 역량을 과시한다. 다만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뜨거운 ‘1편의 열혈 팬덤’을 어떻게 포용할지가 관건이다. ‘베테랑2’의 라이벌은 ‘베테랑’ 1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리얼리티를 확보하면서 한층 무거운 서사와 묵직한 캐릭터로 나아간 ‘베테랑2’의 변화는 사실 1편과의 비교가 없다면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고유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개봉 이후 작품을 확인한다면 1편과의 비교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류승완 감독이 지닌 고유한 시선은 더 선명해졌다. 사건을 은폐 조작하는 부패한 경찰과 검찰을 고발한 ‘부당거래’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본 감독의 눈빛은 ‘베테랑2’에서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열혈 형사 서도철로 돌아온 황정민. 연쇄살인범을 쫓으면서 딜레마를 겪는다. 사진제공=CJ ENM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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