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무스카트에서의 첫 승리는 홍명보 감독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오만을 3-1로 이겼다. 이번 승리는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선임된 홍 감독에게 있어 긴장 속에서의 첫 승리로 여겨진다.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 경기는 그에게 큰 힘이 되었다.
홍 감독은 2003년 오만에서의 충격적인 패배를 겪었던 한국 축구의 아픔을 21년 만에 씻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당시 한국은 아시안컵 최종예선에서 오만에 1-3으로 패하며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그 경기 역시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렸고 홍 감독은 그 경기의 아픔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오만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올림픽 출전을 확정짓고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그해 여름 한국은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역사적인 성과를 이뤘다.
이번 경기에서 관중들은 2만7천여 명이 넘었고 대부분 오만 팬들이었다. 오만축구협회는 많은 좌석을 무료로 제공하여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울 수 있도록 했다. 오만 팀은 팬들의 응원 속에 경기를 치르며 끝까지 공격을 이어갔고 한국을 괴롭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전 홍 감독의 전략적 교체로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오세훈 대신 이재성을 투입한 후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지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의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과 팬들의 적대적인 시선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다. 그는 울산 현대를 K리그1 우승으로 이끌었던 경험이 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그가 전술적으로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다음달 A매치 기간에는 국회에 출석하여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그의 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그를 증인으로 불러들일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승리로 잠시 숨통을 틔웠지만 앞으로의 여정은 여전히 험난하다. 그가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달 요르단과 쿠웨이트를 상대로 월드컵 예선 3·4차전을 치러야 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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