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를 구구킴보다 더 바쁘고 의미 있게 지낸 아티스트가 또 있을까. 최근 주목받는 화가 구구킴은 지난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자신의 또 다른 예술세계 ‘구구걸스’ 작품을 전시하는 「캐릭터 특별전」을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데 이어 6월 7일부터 15일까지 상상력의 한계가 없었고, 모든 색이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린 시절의 내면을 표현한 전시 「아이들의 블루스」를 셀로아트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펼쳤다. 이와 함께 구구킴은 6월 20일부터 7월 16일까지 ‘성화의 불꽃, 영혼을 울리다’라는 주제로 「구구킴 성화 특별전」을 프리퍼 갤러리에서 여는 등 자신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활발하게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본지에서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핑거 페인팅 아티스트로 우뚝 선 구구킴을 만나 창의적이고 개성 넘치는 그의 예술관을 인터뷰했다.
구구킴은 붓 대신 손가락으로 그리는 핑거 페인팅 아티스트이자 에세이스트, 공간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등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멀티 플레이 아티스트다. 그는 자신만의 표현기법으로 핑거 페인팅계에 그야말로 새바람을 일으키며 개성 넘치는 작품을 지속해서 탄생시키고 있다. 이처럼 붓을 사용하지 않고 물기 없는 안료를 손가락에 묻혀 그리는 핑거 페인팅 기법의 지두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구구킴은 2016년 미켈란젤로 구구킴 컬래버레이션 2인전을 비롯해 2018년 독일아트페어,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단독관 특별전 등 세계 각국에서 60여 회의 개인전과 500여 회의 단체 및 초대전을 가졌으며, 미국 하버드미술관, 예일대 아트 뮤지엄, 중국 롱창그룹, LA MaMa Gallery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그는 2018년 뉴욕 맨해튼에 개인 미술관 구구아트뮤지엄을, 2021년에는 제주도에 구구아트센터를 개관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경기도 파주에 1,500평 규모의 구구아트뮤지엄을 개관했으며, 같은 해 뉴욕 타임스에 구구킴 기사가 전면으로 소개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잇고 있다. 그 결과 구구킴은 UN평화대상은 물론 보건복지부 장관상, 대한민국국민대상, 대한민국공헌대상, 대한민국문화진흥대상, 글로벌자랑스런한국인대상, 일본 국립현대미술관 공모전 최우수상, 아시아현대미술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저서로는 구구킴의 그림 에세이 『두려움을 설렘으로』가 있다.
우리 존재의 본질로 돌아가는 감각적 여정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된 전시 「아이들의 블루스」는 상상력의 한계가 없었고, 모든 색이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린 시절의 내면을 표현한 전시입니다. 순수하고 여과되지 않은 감정이 가득한 이 작품들은 추억과 꿈이 어우러진 캔버스 역할을 하며 우리 영혼과 교감합니다. 즉, 내면 깊은 곳 어린 시절의 멜로디를 되살리는 우리 존재의 본질로 돌아가는 감각적 여정이죠.”
지난 6월 셀로아트 갤러리에서 성공적으로 완료된 「아이들의 블루스」 전시는 약 20여 점의 동심 작품들로 이뤄졌으며, 손가락에 묻힌 물감이 캔버스에 발리며 주는 설렘, 겹겹이 쌓인 물감층, 거대한 동심의 꿈을 형상화한 이미지가 보기 좋게 조화를 이루며 선과 면이 합쳐진 힘을 보여주는 핑거 페인팅의 정수였다는 평이다. 특히 이 전시는 모든 획과 색조가 잊힌 내면의 어린 시절의 멜로디를 되살리는 우리 존재의 본질로 돌아가는 감각적 여정이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으며, 이 전시를 통해 수많은 관람객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순수했던 그 시절의 향기를 마음껏 누렸다는 후문이다.
이후 개최된 「구구킴 성화 특별전」 역시 성황리에 연 구구킴은 그림을 그리는 것도, 전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화예술을 많은 이들이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것 역시 그림 그리는 일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예술 불모지인 지역사회에 예술의 꽃이 피어오를 수 있도록 문화전도사로서 역할도 성실히 해내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전통 핑거 페인팅 기법의 기술적 혁신
구구킴의 유일한 작업 도구는 손가락이다. 그는 안료를 손에 묻혀 수만 번 지장의 중첩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즉, 구구킴의 ‘핑거 페인팅’ 지두화는 그의 고행이 고스란히 담긴 노동집약적 작업인 동시에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적절하게 녹아있다는 점에서 전통 한국 핑거 페인팅계의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하버드대학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인 로버트 D. 모우리는 “그의 그림 스타일을 보면 흑백화의 사실적 묘사뿐만 아니라 밝은 색상의 작품에서는 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유머와 감성을 표현하고 있고, 그림 주제 역시 귀여운 새끼오리, 아름다운 꽃과 사람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라며 “또한, 구구킴은 잉크를 지문이 있는 손가락 끝마디를 사용해 찍어내듯 반복적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간다. 이런 맥락에서 그의 작품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핑거 페인팅과 차별화되는 ‘핑거 스탬핑’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핑거 스탬핑’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구구킴의 대표 작품으로는 개인의 초상화, 불교와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적 존재를 묘사한 성화 그리고 노년의 부부, 아름다운 여인, 친구와 같은 인물 초상화 등이 있다. 아울러 그는 주로 중국과 한국의 전통 재료(먹, 숯, 재 등)를 사용하나 전통 종이나 비단보다는 캔버스를 사용하여 검정 먹과 흰색 캔버스 사이 명도의 대비를 통해 더욱 강렬하고 즉각적인 시각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로버트 D. 모우리 수석 큐레이터는 “구구킴의 핑거 페인팅 작품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과 감탄을 자아낼 뿐만 아니라 전통 핑거 페인팅 기법의 기술적 혁신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욱 높이 사야 할 것”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오는 12월 미국 아트마이애미 전시회 참가 예정
훌륭한 예술가의 척도는 남다른 스타일을 창조하거나 새로운 예술적 기법을 도입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구구킴은 새로운 스타일은 물론 혁신적인 예술적 기법까지 도입하였기에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은 더더욱 싫습니다. 2~3년만 집중해서 한 분야에 매진하면 그 어떤 분야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도전하는 자세입니다. 애초에 실패란 없습니다. 아직 성공하지 않았을 뿐이죠.”
구구킴은 핑거 페인팅 테크닉을 숙달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온 결과 모던 클래식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그림은 이른바 ‘구구이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인정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고 있다. 매력적인 사람이 멋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확신 아래 앞으로도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아티스트 구구킴. 오는 12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아트마이애미 전시회 참여를 비롯하여 대규모 성화 특별 전시를 기획 추진 중인 그가 국내외를 넘나드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구구이즘을 더욱 널리 알려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