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태평양 전쟁에서 연합국이 승리하고 일제가 패망해 우리가 독립을 얻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면서 “국가원수로서 실언한 것”이라고 3일 주장했다.
이 회장은 오는 6일 ‘대한민국 정체성과 건국기원절’을 주제로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하는 학술토론회를 계기로 마련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제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 대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통일을 독립운동에 비유하면서 내놓은 답변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결국 일제가 미국과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해서 우리가 자유와 독립을 얻었지만 꾸준히 국권을 되찾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독립운동을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우리가 모두 생각하지 않나”며 “통일도 그렇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43년 11월 미국, 영국, 중국이 채택한 ‘카이로선언’에 한국의 독립이 언급될 수 있었던 것은 임시정부가 장개석 중국 총통을 설득한 덕분이었다면서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그런 노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하지 않았던 잘못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보좌진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아 윤 대통령이 실언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며 대대적인 인사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한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의 기본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 방침을 인정하지 못하면 정부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외교부가 우리 국민의 의사에 반해 강압적으로 체결된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원천 무효라고 확인했기 때문에 일제강점기는 존재하지 않고 선조의 국적이 일본이라는 김 장관의 주장도 틀렸다는 게 이 회장은 설명이다.
그런데도 정진석 비서실장이 ‘장관마다 역사관이 다를 수 있다’고 김 장관을 두둔한 것을 두고는 “장관마다 역사관이 다 다르면 어떻게 한 정부를 이루느냐”고 반문한 뒤 “지금 용산이 병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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