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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년 맞은 홍대선원, 준한스님 “매력적인 화합 공동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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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비 홍대선원이 지나온 날이 담긴 사진을 소개하는 주지 준한스님. 스님은 “매력적인 화합 공동체, 화합 승가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사진=황의중 기자

서울 홍대거리 인근에 있는 저스트비(JustBe) 홍대선원은 현재 불교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규모가 크고 오래된 전통사찰은 많다. 하지만 홍대선원의 차별점은 탈종화 시대에 전 세계 젊은이가 찾는 젊은 사찰이란 것이다.

충남 예산 수덕사의 도심 포교당인 홍대선원은 2022년 10월 개원했다. 처음에는 게스트하우스와 겸한 열린선원이란 낯선 시도에 안착 여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을까. 홍대선원은 불과 2년 만에 급성장해 작년 한 해 동안에만 40여 개국, 약 6000명이 다녀갔다. 13개국의 국적의 비구·비구니와 재가불자가 함께 생활하는 다문화 도량이 됐다.

지난 1일 찾은 홍대선원은 개원 2주년 기념 파티로 북적였다. 다양한 국적의 남녀노소 약 150명이 모여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홍대선원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이 담긴 특별한 사진전도 열렸다. 이날 아시아투데이와 만난 홍대선원 주지 준한스님은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에 대해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는 모든 청년을 소중히 여겼던 것이 오늘날의 홍대선원을 만들었다면서 선원을 매력적인 화합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 향후의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은 스님과 나눈 대화다.

-빠른 시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특별한 비결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사람을 귀하게 여겼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제게는 청년 한명 한명이 소중하다. 대중과 부딪치고 깨지면서 서로 배우는 것이 우리 선원의 제일 덕목이다. 대부분의 스태프가 자원봉사다. 이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 성공했다고 자평하기보다 스태프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이 시대에 맞는 매력적인 화합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개원 후 열심히 달려오셨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불교와 홍대선원을 알리기 위해 밖으로 다녀야 해서 선원 청년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들이 아쉽다. 일주일에 2~3일 밖에 선원에 있지 못했다. 시대가 원하는 종교가 불교라는 것을 우선 알려야만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힌국불교가 청년들의 호응을 얻게 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불교는 어른의 종교, 접근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홍대선원은 그런 선입견을 깨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물질주의와 탈종교화가 팽배해지면서 무종교인이 종교 인구를 능가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관심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이 기회를 살려 널리 불법을 전파하고 싶다. 제가 볼 때 우리 민족이 가진 최고의 유산은 명산마다 있는 천년고찰이다. 홍대선원은 천년고찰을 드러내고 알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외국인과 천년고찰을 잇는 다리가 되기 위해 홍대선원은 내부에 템플스테이 홍보관을 마련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선명상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것으로 안다.

“선명상 대중화는 마음의 병이 깊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조계종은 종단 스님을 대상으로 이달 12일부터 15일까지 3박4일간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선명상 지도법사 양성 특별과정’을 진행한다. 선명상 대중화를 위해서 좀 더 많은 지도법사가 필요해서다. 교수사로 이번 과정에 참여한다.”

-홍대선원만의 강점이 있다면.

“홍대선원이 있는 서대문구 신촌로 일대는 종교 간 화합을 보여주는 곳이 될 수 있다. 홍대선원 인근에는 신촌장로교회, 원불교 신촌교당, 천태종 성룡사,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 서울성전 등 온갖 종교 시설이 근거리에 모여 있다. 인근에 있는 다른 종교의 젊은 성직자들과 교류하고자 한다. 이들 통해 앞으로 성직자들이 보여줘야 하는 모습을 확립하고 싶다. 만약 부처님과 예수님 등 각 종교의 성인들이 한자리에 있다면 서로 싸우기 보다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서로 배우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말이 있지 않는가. 종교 간 화합이 앞서야 종교인들이 세상 속에 벌어지는 대립과 갈등을 중재할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종교가 없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홍대선원을 찾는 청년들은 대부분은 불자가 아니다. 무슨 종교냐고 물으면 ‘불교를 좋아하는 무교’라고 한다. 불교는 마음의 빛을 돌려서 내 안에 답을 찾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우리 안의 무한한 힘과 지혜를 발견하는 것이 불교 수행이다. 밖에서 해법을 찾는 데 질린 이들이 이점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산사에 머물지 않고 도심 한복판으로 나온 건 내가 성장할수록 남을 도울 힘이 커진다는 깨우침 때문이다. 삶 속에서 맞닥뜨리는 많은 갈등, 이것에 대한 답은 자기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나를 찾는 이 길에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꼭 홍대선원에 오지 않아도 좋다. 두려움이란 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라. 넓은 세상이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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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열린 홍대선원 2주년 파티 기념 단체사진. 남녀노소 다양한 국적 약 150명이 모였다/제공=홍대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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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년 파티 프로그램으로 열린 ‘핸드팬 체험’. 홍대선원에서는 참선 외에도 요가, 댄스, 태극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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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선원 법당에서 진행되는 요가 수업 모습./제공=홍대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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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국적 불문 어울릴 수 있는 홍대선원의 다석(茶席)./사진=황의중 기자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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