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K팝 그룹도 불법으로 이뤄지는 딥페이크 영상물의 피해를 입고 있다. 속수무책으로 피해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그룹 블랙핑크와 트와이스의 소속사는 불법으로 제작돼 유포되는 딥페이크 영상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섰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이미지를 합성하는 기술인 딥페이크는 최근 불법으로 합성된 음란 사진과 영상 제작에 악용되면서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대학교와 고등학교 등 각급 학교를 중심으로 딥페이크 범죄가 일어나 충격을 안기는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도 그 피해에 직면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인기 K팝 그룹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소속사들은 법적인 조치와 더불어 불법 영상물 삭제와 차단에 나섰다.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광범위하고 악의적인 불법 행위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형사절차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딥페이크 불법 영상을 모니터링하면서 삭제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알렸다.
앞서 그룹 트와이스 역시 딥페이크 영상물로 인한 피해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딥페이크 영상물이 확산되는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관련 자료를 모두 수집하면서 전문 법무법인과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회사에 소속된 K팝 스타들 외에도 딥페이크 범죄 피해를 당한 유명 연예인은 더 있다.
그룹 뉴진스 역시 오랜 기간 딥페이크 등 불법 합성물 피해에 노출된 사실이 지난 6월 확인됐다. 당시 소속사 어도어는 딥페이크 범죄 피해를 알리고 “뉴진스의 초상을 합성해 허구의 음란성 사진을 유포 및 판매하는 등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한 자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는 1심 판결에서 형사처벌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또한 가수 권은비와 그룹 브브걸 출신의 유정 등은 딥페이크 피해 사실을 알리고 형사 고소 등 방식으로 대처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딥페이크 범죄가 이미 만연하게 퍼졌고,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드러난다.
K팝 그룹의 소속사들은 자체 인력과 기술을 동원해 불법 영상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팬들에게도 딥페이크 피해에 대한 모니터링을 부탁하고 있지만, AI 기술을 이용해 텔레그램 비밀방 등을 통해 확산하는 불법 영상을 찾아내는 데는 한계도 분명하다. 관련 범죄 수사와 더불어 실효성 있는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 경찰 텔레그램 내사, 피의자 24명 특정
이런 가운데 경찰이 2일 텔레그램 법인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국 경찰이 텔레그램 법인을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딥페이크 불법 영상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주로 텔레그램을 통해 영상이 유포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26일부터 29일까지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 총 8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를 통해 24명의 피의자가 특정됐다. 하지만 신고하지 않거나, 아직 피해 사실 자체를 파악하지 못해 신고되지 않은 범죄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도 예상된다.
경찰은 현재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자동 생성하는 텔레그램 프로그램 8개를 입건 전 조사 중이다. 또한 이들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물을 만든 뒤 유포하는 텔레그램 단체방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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