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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를 포기하다니’ 오기노 감독의 승부수는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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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외국인 선수 레오와 재계약 포기

외국인 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몰빵배구’ 탈피 선언

범실 줄이는 기본기 배구로 성과 냈던 지난 시즌 이어 새로운 도전

오기노 마사지 감독. ⓒ OK저축은행

새 시즌을 앞두고 지난 5월 펼쳐진 한국배구연맹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서 가장 충격적인 결과라면 단연 OK저축은행이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레오는 2023-24시즌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36경기(139세트), 득점 2위(955점), 공격 종합 2위(54.54%)에 올랐다. 2014-15시즌 이후 9년 만에 MVP에 선정된 레오는 ‘봄배구’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 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레오를 선택하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의 선택은 타 구단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당시 OK저축은행의 선택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뭐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모두를 혼란에 빠뜨린 OK저축은행의 재계약 포기로 단숨에 최대어로 급부상한 레오는 결국 전체 2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반면 OK저축은행은 가장 낮은 순번인 7순위 지명권을 얻으며 이탈리아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마누엘 루코니(25)를 선택했다.

구단 내부에서 재계약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레오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몰빵배구’를 하지 않겠다는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서 활약한 레오. ⓒ KOVO

일본 전지훈련서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는 오기노 감독은 구단을 통해 “우리 팀의 선수층이 좀 더 두꺼워졌으면 좋겠다. 수준이 높은 선수들과 낮은 선수들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 한 명이 혼자 모든 걸 해결하고 돋보이는 플레이는 결국에는 팀이 분리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또 팀 플레이를 하면 에러가 적어지는 게 필연적으로 따라온다”며 ‘몰빵배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기노 감독의 레오 포기는 사실상 도박이나 다름없다. 새 외국인 선수 루코니(이탈리아)와 아시아쿼터 장빙롱(중국)이 합류했지만, 레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지난 시즌 불필요한 범실을 줄이고 기본기를 강조하는 일본 스타일의 배구를 팀에 이식시키며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었던 오기노 감독의 뚝심과 승부수가 과연 올 시즌에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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