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에서는 경제적 여유를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세컨드 하우스 열풍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세컨드 하우스’는 언제든 가서 쉴 수 있는 시골 별장의 개념이지만, 온전히 나만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다수가 공동으로 소유권을 갖고 공간과 비용을 쉐어하는 것인데요. 아티스트가 근사하게 지은 집을 막대한 자금을 들이지 않고 구매할 수 있고 집을 비롯한 시설을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더 이상 원하지 않을 때는 소유권을 판매할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고요. 복잡한 도심을 떠나 풍광이 근사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각 잡힌 호텔은 싫고, 내 집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세컨드 하우스를 많이 구매하는 추세랍니다. 으리으리한 저택부터 소박한 소형 주택까지 가격도 형태도 천차만별.
전 세계에 럭셔리 세컨드 하우스를 설계한 후 판매하는 기업인 낫 어 호텔(NOT A HOTEL)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낫 어 호텔이 최근 발표한 프로젝트는 모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는데요. 바로 휴먼 메이드(HUMAN MADE) 창립자인 아티스트 니고(Nigo)와 손을 잡고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집을 발표한 것이죠.
지난 30년간 패션은 물론 음악, 음료,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해온 아티스트 니고. 휴먼 메이드 론칭으로 스트리트 패션을 바꿔 놓더니, 루이 비통과 손잡고 두 가지 컬렉션을 선보이고 2021년부터는 겐조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죠. 그의 취향을 가득 담아 꾸민 이 세컨드 하우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외관 디자인부터 심상치 않죠? 도쿄 도심에서 한 시간 거리인 치바현에 위치한 이곳은 해안선을 따라 건설될 예정이며 마치 골짜기에 묻힌 듯 신비롭고 웅장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신선한 프로젝트에 그의 절친인카우스(KAWS)가 빠질 수 없겠죠? 지붕에는 휴먼 메이드의 고문이자 미국의 아티스트인 카우스의 거대한 철제 조각품이 설치될 예정이고, 집 안과 정원 곳곳에 니고가 수집해 온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집과 동시에 호화로운 작품들까지 소유하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요?
바닥부터 천장까지 통창으로 이뤄져 있는 거실. 태평양을 한 눈에 담을 수 있고 맑은 날에는 후지산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거실은 니고가 가장 좋아하는 두 거장 디자이너, 장 프루베(Jean Prouvé)와 피에르 잔느레(Pierre Jeanneret)의 묵직한 빈티지 가구들을 비치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인테리어 매거진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오자스(Ojas)스피커가 설치된 청음실에 가서 원하는 음악을 듣다가 휴먼 메이드의 아이콘인 거대한 오리가 떠 있는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즐기고 일본식 사우나에서 진정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별장이라니!
그뿐만 아닙니다. 최근 니고에 깊게 빠져 있다는 다도를 위한 다실과 체력 단련을 위한 체육관도 있답니다.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않나요?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손길로 탄생할 낫 어 호텔 치바는 현재 웨이팅 리스트 접수 중이며, 가격은 미공개라고 하네요. 어떤 사람들이 그의 취향을 사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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