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첸과 장이수가 다시 만났다. 서로의 영역을 두고 목숨까지 노린 사이였지만, 다시 만나서는 누구보다 서로를 챙기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새로운 인연을 시작했다.
배우 윤계상과 박지환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연출 모완일)로 재회했다. 지난 2017년 영화 ‘범죄도시’ 1편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시리즈의 성공을 이끈 두 배우는 2021년 영화 ‘유체이탈자’에 함께 출연한 데 이어 드라마로 무대를 옮겨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깊은 숲속에 자리한 펜션을 운영하는 영하(김윤석)에게 낯선 손님 성아(고민시)가 찾아오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맞는 이야기다. 드라마는 23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교차해 보여준다. 윤계상은 2001는 한적한 호수 옆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상준 역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이끈다. 상준 역시 낯선 손님에게 친절을 베풀었다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김윤석과 윤계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박지환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는 중요한 인물이다. 상준의 모텔 인근에서 나이든 엄마와 함께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상준의 친구 종두 역으로 극을 채운다. 겉으론 아닌척 하면서도 고생하는 친구 상준의 끼니를 살뜰하게 챙기고, 상준 가족에게 닥친 불행을 어떻게든 돕고자 그만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는 마음 뜨거운 인물이다.
드라마에서 상준과 종두가 얽히는 에피소드는 시청자에게 색다른 감흥을 일으킨다. 자연스럽게 ‘범죄도시’에서의 모습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력한 비주얼과 외모를 뛰어넘는 잔혹성을 지닌 캐릭터, 여기에 흥행까지 이룬 영화의 잔상이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윤계상은 ‘범죄도시’에서 무자비한 악당 장첸 역을 소화해 배우로 전성기를 맞았고, 박지환 역시 연기 인생을 대표하는 캐릭터 장이수를 만났다.
피 튀기는 대립을 벌였던 ‘범죄도시’를 뒤로하고 이번 드라마에서 재회한 윤계상과 박지환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보살피는 친구 사이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흥미를 자극한다.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 사이라는 설정인 만큼 두 배우에게도 이번 작품은 의미가 남달랐다.
윤계상은 “박지환과는 굳이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척하면 척, 호흡이 척척 맞았다”며 “실제로 상준과 종두가 이랬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면서 비슷한 공간에서 비슷하게 벌어지는 각기 다른 사건을 다룬 드라마는 후반부에 이르러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인물이 다름 아닌 박지환이 연기한 종두다. 오랜 시간을 두고 친구를 돕는 종두의 모습은 세월의 흐름에서 받은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 하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이들 외에도 김윤석과 고민시가 벌이는 극한의 대결, 주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숨 죽여 지켜보는 경찰 보민 역을 소화한 이정은의 잠행, 그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하윤경의 색다른 얼굴, 김윤석의 딸 의선 역의 노윤서가 고민시와 벌이는 한판 대결 등 배우들의 불꽃 튀는 향연이 이어진다. 지난 23일 8부작 전편을 공개하고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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