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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의 사다리’
소설가 황석영(82)이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 명쾌한 해석을 남겼다.

황석영은 지난 24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우리집(한반도)에 도둑놈(일제)이 왔다. 담에다 사다리(철도)를 걸쳐 가지고 들어와서 훔쳐갔다. 그리고 가면서 사다리를 두고 간 것”이라며 “그게 식민지 근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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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 가운데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 작품인 ‘철도원 삼대’는 일제강점기 철도 건설을 소설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는 “철도를 왜놈들이 그냥 놔준 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 잡아다가 강제노동시키고 돈도 안주면서 그냥 깔았다”며 “그게 무슨 조선의 발전을 위해서 그런 게 아니”라고 말했다. 철도건설은 조선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식민지 착취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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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은 “이런 명쾌한 걸 가지고 무슨 이데올로기화 해서 올드라이트니, 뉴라이트니 이러면서 그러는데 전혀 역사적 필연성이나 근거도 없이 (주장만) 되니까 상식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식민지 근대화는 한국의 발전을 도운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도둑놈이 두고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손석희는 “오늘 제일 머릿속에 남는 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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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은 18살 나이에 ‘사상계’ 신인상을 수상해 67년간 작가 활동을 해 왔다.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바리데기’, ‘해질무렵’ 등 50편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그는 1980년대 광주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보고 겪으며 민중문화 운동가로 활동했으며 1989년 민간인 최초로 북한을 방문했다. 4년 동안 독일과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으며 1993년 4월 27일 귀국 후 바로 구속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4년 11개월 만에 1998년 3월 13일 새 정부 출범으로 특별사면 받았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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