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을 맞아 대통령실이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드러났다’며 공개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한 가운데 신문들의 논조도 엇갈렸다. 중앙일보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 야당이 후쿠시마 이슈를 외면한다고 주장했고 한겨레는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대통령실의 입장 발표가 일본 대변인 같다고 비판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과학적 근거 없는 황당한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밝혀졌음에도 괴담 근원지인 야당은 대국민 사과조차 없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국내 해역, 공해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4만9600여건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안전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핵폐기물, 제2의 태평양전쟁 같은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어도 될 예산 1조6000억 원이 이 과정서 투입됐다”며 “광우병, 사드에 이어서 후쿠시마까지 국민을 분열하는 괴담 선동을 그만하겠다고 약속하고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한겨레는 24일 「오염수 방류 1년, ‘괴담’ 공세하는 대통령실은 일본 대변인실인가」 사설을 내고 대통령실이 정작 일본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이런 대량 장기 오염수 방류는 인류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어서, 장기적으로 생태계와 인간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며 “겨우 1년 지나고서, ‘봐라, 아무 일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얘기하는 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대통령이 할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일본은 자국 내에 오염수를 보관·처리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있었음에도, 돈이 많이 들고 번거롭다는 이유만으로 대량 해상 투기에 나섰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당연히 자국이 감당해야 할 위험을 외부로 떠넘긴 일본의 행태에 단호히 반대했어야 마땅하다”며 “일본 정부는 윤 대통령이 얼마나 고맙겠는가”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 안심해도 된다고 볼 근거 없다」 사설을 내 “안심해도 된다고 볼 근거는 없을 뿐더러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야당을 비난하는 것보다 일본에 관련 자료의 공개를 요구하는 게 먼저 아닌가. 게다가 원전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되려면 최소 2~3년은 걸린다고 한다. 고작 1년이 지났을 뿐인데 ‘문제 없다’고 결론짓는 태도는 무책임하다”며 “지난 9일에는 냉각 수조에 있던 오염수 25t가량이 누수돼 땅으로 스며드는 등 안전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지난 23일 「사실 아님 드러난 오염수 괴담에 침묵하는 민주당」 사설을 썼다. 중앙일보는 “이재명 대표는 방류에 항의한다며 24일간 단식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시위도 모자라 일본 현지로 날아가 항의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오염수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야당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고, 정부의 엄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것은 당연하다. 야당의 존재 이유”라면서도 “그러나 세계원자력기구(IAEA)와 국내 전문가들이 일본의 방류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고, 우리 어민의 피해 가능성도 사실상 없다고 봤다면 일단 지켜보는 것이 정도 아니었겠나. 그런데도 민주당은 전문가들을 ‘돌팔이’로 깎아내리면서 ‘세슘 우럭’ 등 괴담을 띄웠고, ‘오염수 저지 간담회’에 철모르는 초등학생들까지 동원해 ‘핵 오염수 방류 찬성한 대통령이 제일 싫어요’란 발언을 끌어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국민의 안전·건강 대신 표만 노린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과학과 팩트를 부인하고 근거 없는 공포몰이로 어민과 횟집 업자들을 울리는 등 민생을 어지럽힌 행태를 사과해야 한다”며 “선동하다 허위로 드러나자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넘어간 구태를 반복한다면 책임 있는 수권 정당으로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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