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간 분출을 계속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활화산에 일부 등산객들이 무리한 등반을 강행하면서 당국이 경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할마헤라섬에 있는 활화산 ‘두코노산’을 오르던 12명의 등산객들이 연기가 폭발하듯 분출하자 황급히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은 지난 17일 촬영됐다. 12명 정도 되는 등산객들은 두코노산 외곽을 기어오르다 화산 가스가 터지며 화산재 구름이 만들어지자 가파른 측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심지어 영상 말미에는 우측에 또 다른 등산객 무리도 보였다. 화산재 구름은 약 8000피트(2438m) 상공까지 치솟았다.
다행히 이날 분출로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자칫 인명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두코노산은 193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분화를 반복하는 인도네시아 대표 활화산 중 하나다. 특히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2387회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화산 활동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이 가운데 화산에 오르다 도망치는 등산객들의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당국은 두코노산에서 산악 활동을 금지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지질청 산하 화산지질재난경감센터(PVMBG) 소장인 프리아틴 하디 위자야는 19일 성명에서 “현재 화산 활동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 대중들에게 두코노 산 등반 자제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두코노산 화산 경보를 2단계로 격상했다. 2단계는 분화구 반경 3km 이내 지역에 진입을 금지하는 조치다.
드론으로 황급히 도망치는 등산객들을 촬영한 등산가 아낙 에사는 “두코노 산에서 화산 물질이 분화구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정상에 오르기 전 바람의 방향, 분출의 세기를 살펴봐야 한다”며 “잊지마라. 집에 안전하게 돌아가는 것이 등반의 진짜 목표다”라고 지적했다.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활화산을 오른 등산객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취미인 건 알지만, 왜 저런 위험을 자초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왜 저런 짓을 하는 거냐” 등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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