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대해서 재심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22일 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27일 합병 승인 주총을 앞두고 있다며 전자가 비상장기업인 후자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SK E&S 보통주식 1주당 SK이노베이션 보통주식 1.19주를 배부하는 합병비율(안)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신주 5500만주가 발행된다.
SK이노베이션 주주 입장에서는 보통주 주식수가 58% 증가해 대규모 희석되면서 흡수하는 자산의 질과 합병비율이 중요하다. 문제는 크게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거버넌스포럼은 SK그룹이 빚에 대한 불감증과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이남우 회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SK그룹은 배터리 등 주력사업 부진 속 방만한 투자로 차임금이 116조원 돌파해 빚이 많은 그룹 1위에 올랐다”면서 “지난달 17일 이사회 결의 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4%, SK(주) 11% 하락했다. 대기업집단 순위 2위 SK그룹 지주사 SK(주)와 간판기업 SK이노베이션 시총이 각각 10조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대한 빚이 주가를 누르고 있기 때문으로 최태원 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에 집착한 결과이고, 회사보다 본인 보너스를 더 챙기는 2~3류 M&A 전문가들 많이 채용해 그룹 전체가 빚더미에 앉았다”고 비판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20년 매출 및 영업이익 등의 재무 성과가 아니라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은 성장 이야기가 중요하다며 ‘파이낸셜 스토리’를 주창해왔다.
그룹 입장에서는 올해 상반기만 1.1조원 순손실 시현한 SK온 살리는 것이 가장 급한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온은 11분기 누적 적자다.
과도한 빚에 시달리는 SK이노베이션은 합병 발표 전 까지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정크’) BB+을 기록했다.
그는 SK(주) 및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는 계속 신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합병과 관련 5가지 사안을 SK그룹에 제안했다.
첫째, SK이노베이션, SK E&S는 각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8.27일 주총 전에) 일반주주 입장에서 합병 필요성과 합병비율을 재심의 해야한다.
둘째, 양사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배제되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
셋째, 특별이해관계자인 SK(주)는 SK이노베이션 주총 개최시 의결권 행사를 삼가하길 바란다.
넷째, SK이노베이션이 먼저 밸류업을 하고 합병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사 측이 제시한 2030년까지 현금흐름(EBITDA) 3.5배 개선 예상치를 믿기 어렵다. 희망이나 꿈이 아닌 보수적으로 잡은 달성 가능한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남우 회장은 “SK그룹 CEO들의 발언은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과거 SK온은 분명히 세계 1위의 배터리기업이 될 것이고, 2025년 주가 200만원 시대를 위해 변화하겠다고 말했지만, 현재 주가는 1/10에도 못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빚에 중독된 실패한 파이낸셜 스토리 후유증”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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