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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조국 만나 “‘우리’가 가야할 길”…교섭단체 요건 완화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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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이 연일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주장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요건 완화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총선 이후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법 개정을 위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이를 계기로 교섭 단체 요건 완화 논의가 진전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취임 첫 당대표 예방으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두 대표는 “두 당의 관계는 협력적 경쟁 관계이자 경쟁적 협력 관계”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정부 공조 의지를 다졌다. 

조 대표는 이 대표에게 “이 대표가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선 직후 ‘기본적으로 요건 완화가 맞는 방향’이라고 했다. 기본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 내부 상황도 있고 국민의힘의 반대도 있겠지만 교섭단체 요건 완화 문제를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교섭단체 요건 완화 문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말씀하신 대로 기본과 원칙이 중요하다. 다만 이것은 ‘게임의 룰’에 가까워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를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혁신당은 앞서 지난달 30일 교섭 단체 구성 요건을 10석으로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조 대표는 법안 통과를 위해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민주 진보 진영 전체 대표 주자가 되고 정권교체 가능성을 더 높이려면 제3의 교섭단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 개정 키를 쥔 민주당은 계속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민주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총선 직후 “22대 국회에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제도 개선안이지 않나.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냉소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2기 체제’ 직후 이 대표가 교섭 단체 구성 요건 완화에 긍정 입장을 내비치는 만큼, 민주당 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양당 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관련해 당 안팎으로 여러 장애 요인이 있겠지만 당내 의견을 잘 모아나가겠다”며 “이후 혁신당을 비롯한 야당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 교섭 단체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하는 국민 청원이 국회 심사 요건을 채워 소관 상임위원회에 자동 회부된 점도 논의를 진전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국회 교섭단체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 촉구에 관한 청원’은 지난 19일 오후 10시 기준 5만9143명이 동의해 위원회 회부 요건인 5만명 동의를 충족했다. 

다만 오는 10월 (곡성·영광군수)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두 당이 서로 경쟁에 나서며 논의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가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단언한 것이 아니라 당내 의견 수렴이 우선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지금 호남이 민주당을 떠나 조국혁신당으로 많이 가고 있다”며 “그래서 오는 10월 (곡성·영광군수) 재보궐선거를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고 견제하기도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사견을 전제로 “현재 겸임 상임위원회를 제외한 상임위 개수가 14개다. 그럼 적어도 각 상임위에 한 명씩 들어갈 정도는 돼야 교섭단체가 되지 않겠나”라며 “10석은 말이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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