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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장에 사도광산 논란까지…여야 이념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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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79회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왼쪽), 광복회 주최 기념식에 참석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야가 8·15 광복절 주간 내내 이념 갈등 양상을 보이며 정면 대립했다. 야권은 뉴라이트 논란이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선임에 반대해 광복절 행사에 불참했고,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논란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여권은 야권의 광복절 경축식 불참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결국 독립기념관장 인선 문제가 독이 됐다는 평가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15일 열린 광복절 경축식은 야권과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의 불참 속에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은 자리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과 6개 야당, 이종찬 광복회장 등이 불참했다. 대신 이들은 37개 독립운동단체연합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야권 등의 불참 이유는 최근 임명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사관 논란 때문이다.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 선발 면접에서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사람들 국적은 일본이었다”라고 발언했다고 전해지는데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조선총독부가 용산 대통령실로 부활했다’고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광복절 경축식 불참 행보를 지적했다. 한동훈 대표는 15일 기자들을 만나 “(야당의 불참 결정 관련) 인사에 대한 이견이 있으면 여기서 말씀할 수 있는데 불참한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마치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여야의 대립은 윤 대통령의 경축사 발언을 두고도 빚어졌다. 윤 대통령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광복절의 경축사에서 일본을 딱 2회만 언급한 채 자유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내놨다. ‘일본’을 언급한 것도 과거사 문제가 아닌 경제적으로 일본을 넘어섰다는 맥락에서만 사용했다.

야권은 광복절 참석 논란뿐만 아니라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두고 논란을 제기했다. 사도광산은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가 있는 곳으로 당초 한국 정부는 유산 등재에 반대했지만 최근 한국 정부가 한일 협상을 거치면서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는데 이를 문제 삼았다.

야권 의원들로 구성된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이재강·임미애·김준형·이해민·정혜경)’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당시 명부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관련 논란이 계속됐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사도광산 관련 외교협상에서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거나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으면 최소한 반대의견을 갖고 관철하는 게 맞지 않냐”라며 “국민 다수는 강제동원에 관해 일본에 밀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외교부는 우리가 부동의해도 등재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사도광산의 강제성에 대해 국제사회 호응을 얻고 동의를 구해가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하고 결렬시키는 방법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협상 초기부터 지난 2015년 우리가 얻어낸 합의 결과를 최저선으로 하고 협상에 임했다”며 “거기서 후퇴하면 도저히 협상을 진전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하고 일본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정부의 독립기념관장 인선과 사도광산 문제가 결국 정치권의 이념 갈등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1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전적으로 판단을 잘못했다. 다시 인사를 한다면 밀린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진행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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