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구성은 김하성의 중요한 판매 포인트가 될 것”
김하성은 지난 2021시즌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3900만 달러(약 521억원)의 계약을 맺고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김하성은 기대와 달리 117경기에 출전해 54안타 8홈런 34타점 54득점 6도루 타율 0.202 OPS 0.622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오프시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금지 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고 손목 수술대에 오르면서 본격 ‘주전’ 자리를 꿰차게 됐다. 그리고 성적 또한 자연스럽게 좋아졌다.
김하성은 2022시즌 150경기에서 130안타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로 성장했고, 그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그해 겨울 샌디에이고가 잰더 보가츠라는 또 한 명의 유격수 자원을 영입하게 되자, 김하성을 탐내는 구단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끝없는 트레이드설 속에서도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았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기게 된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다시 한번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서 다시 한번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이번에는 유틸리티에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이후 샌디에이고 구단 재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김하성에게 군침을 흘리는 구단은 무려 17개 팀으로 늘어났다. 그래도 김하성의 거취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가장 큰 장점인 수비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다시 유격수 자리를 맡겼고, 지난 19일 경기까지 121경기에 출전해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 타율 0.233 OPS 0.700으로 활약 중이었다. 올해 정교함적인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탄탄한 수비에 이어 두 번째 장점으로 꼽히는 ‘건강함’을 바탕으로 샌디에이고의 내야를 지켜나갔다. 그런데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하성은 19일 콜로라도 로키스 선발 브래들리 블레이락을 상대로 2B-2S에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보다 조금 높게 형성되는 94.9마일(약 152.7km)의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익수 방면에 안타로 연결시켰다. 그런데 이후 문제가 발생했다. 루이스 아라에즈 타석에서 견제를 받은 김하성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1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부여잡은 것. 김하성은 베이스를 짚음과 동시에 어깨에 문제가 생긴듯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냈다.
스스로 몸을 일으켜 세운 김하성은 어깨를 부여잡고 욕설을 뱉을 정도로 통증을 호소했고, 트레이너가 도착하기도 전에 더그아웃으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 더그아웃 계단을 내려가는 과정에서 헬멧을 집어던지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결국 더그아웃을 거쳐 곧바로 클럽하우스로 이동했다. 빅리그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단 한 번도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되지 않았던 김하성이 FA(자유계약선수) 취득을 앞두고 가장 큰 암초와 맞닥뜨리는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경기가 끝난 뒤 “현재 상태가 좋지 않다.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부상이 발생하자마자 오늘 경기에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일단 김하성은 이번에도 부상자명단 등재는 피했다. 하지만 어깨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만큼 20일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초기 검사 결과는 좋은 상태로 보이지만, 나빠질 수도 있다. 일단 부상자명단에 오르지 않은 것에 만족하고, 여전히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김하성의 상태를 전했다.
즉 현재로서는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울 만한 부상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언제 상태가 악화될지 모르는 만큼 샌디에이고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20일이번 부상이 FA 취득을 앞두고 있는 김하성의 몸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분명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인 김하성이 남은 경기에서 복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면 당연히 몸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떄문이다.
‘MLBTR’은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4시즌 동안 부상자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그 내구성은 다가오는 오프시즌에서 FA가 될 때 김하성의 중요한 판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짚으며 “샌디에이고와 계약은 800만 달러의 뮤추얼 옵션이 있지만, 김하성은 200만 달러의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장기 계약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1억 달러의 잭팟 계약까지 언급됐던 김하성이 언제쯤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까. FA를 앞두고 있는 만큼 남은 경기에서 반드시 스탯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는 김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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