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암약’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허구한 날 남 탓만 하면서 갈라치기 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여당에는 민생 입법 협치를 촉구하는 등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은) 최근 친일매국 작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자 상황을 모면하려고 또 색깔론 망령을 불러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며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선전·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민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과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란 분이 도대체 왜 걸핏하면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을 일삼는건가”라며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수세에 몰린다 싶으면 ‘공산 전체주의’,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 같은 근거도 실체도 없는 저주를 퍼붓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은 진짜 누구인가”라며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며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세력, 젊은이가 숨졌는데 부당한 지시 내린 자를 보호하는 세력, ‘회칼 테러’ 협박하고 공영방송 장악을 추진하는 세력이 진짜 반국가세력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선동으로 정부의 무능이 감춰지지도 않고, 속는 국민도 없다. 이럴 시간에 벼랑 끝에 선 민생경제를 살릴 좋은 정책은 없는지 연구부터 하시길 진심으로 충고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과는 별개로 국민의힘과 합의를 통해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협치 노력을 이어갈 것을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전날 ‘이재명 2기 지도부’에서도 정책위의장으로 유임된 진성준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최소한에 그쳐야 할 거부권을 20번 넘게 남용한 것도 문제지만 민생을 살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거부권만 계속해서 행사하는 이런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해야될지 모르겠다”면서도 “지난 7일 여야 정책위원회 의장 간의 상견례에서 무쟁점 민생법안부터 신속하게 처리하자고 제가 제안했고, 국민의힘의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그에 화답했다”고 언급했다 .
진 의장은 이어 “25일에는 신임 여야 당 대표의 회담도 열릴 예정”이라며 “민생만큼은 대안 없는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여당이 민생협치에 나서주시기를 바란다”고 협치를 제안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진 의장의 협치 제안에 대해 “이 대표 2기 체제에서 진성준 의장이 유임돼 정책에 대해 연속성을 갖고 신속하게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그 동안 논의를 이어오던 전세사기법, 구하라법,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법 등 시급한 민생경제 현안 입법을 속도감 있게 논의해서 28일 본회의에서 합의 처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토법안소위를 열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제 민주당의 전당대회도 마쳤으니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선명성 경쟁에 치중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막말들을 멈춰 달라”며 “민주당이 진지하게 민생에 대해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야 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여야정협의체 구성과 관련해선 “계속 만나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민주당에서 전향적인 입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가 띄운 ‘제3자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당에서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고 그 이상 추가적인 논의는 없다. 다만 한 대표가 틈나는 대로 여러 의원들과 대화 기회가 있을 때 말씀들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선 수사, 후 특검’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오는 25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서는 “아직 여야 대표 회동에서 어떤 것을 논의해야 할지에 대해 실무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안건이) 압축되거나 한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말씀드릴 기회가 되면 당대표실에서 얘기가 있지 않을까”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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