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중 세 번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올해 본격적인 매출 발생을 시작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한 움직임에 돌입했다.
연내 바이오시밀러 판매부터 기업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개발까지 기업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회장이 19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전이성 위암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투즈뉴(Tuznue)’ 유럽 허가에 발맞춰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투즈뉴 판매 전략을 비롯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현황, 세계 최초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의 임상 진행 현황 등을 공개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5년 싱가포르에서 4명으로 시작해 6년 뒤인 2021년 기업공개(IPO)를 완료, 올해 기준 16종의 항체신약과 15종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이다.
박 회장은 “2025년부터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며 “2030년 시가총액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췌장암 진단, 치료 예방에 이르는 기술 플랫폼 보유 회사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안전성과 항체신약 기반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 후, 췌장암 항체신약을 비롯한 이중항체 및 ADC 기술 라인업을 통해 위험도는 높지만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라이선스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이러한 계획을 구상할 수 있었던 추진력은 올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투즈뉴의 유럽 허가에서부터 나온다.
허셉틴 관련 시장은 연간 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CHMP의 판매 승인 권고에 따라 투즈뉴는 10월부터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허가를 받고 유럽 30개국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박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국내에서 삼바에피스, 셀트리온만 유럽 장벽을 넘었고 항체바이오의약품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21번째 기업이다”며 “2028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다수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다”고 전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닥터레디스, 타북, 씨플라, 파마파크 등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승인 및 판매 개시에 따라 총 145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된다. 이는 회사가 6월 결산법인으로써 올해부터 정식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유럽 지역에 대한 판매 라이선스 아웃도 협의 중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유럽 지역 판매 라이선스 아웃과 관련해 현재 후보군 8개의 파트너사 중 3개와 협의를 진행, 투즈뉴를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회사는 10월 정식 승인에 맞춰 최종 결정 및 계약을 예정하고 있다.
이날 후속 바이오시밀러와 항체신약 개발 사항에 대한 정보도 공개됐다. 우선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HD204은 65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완료한 상황이다. 연내 3상 중간분석 완료를 목표하고 있으며 올해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미국 등 순차적으로 품목허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PBP1502은 2026년 H2에 품목허가 신청한 후 영국, 캐나다, 개도국 등 3상 면제 국가 위주로 빠르게 침투해 매출을 실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세계 최초의 췌장암 항체신약인 PBP1510의 개발 정보도 공유됐다. PBP1510은 췌장암에서 80%이상 발현되는 PAUF(췌관선암 과발현 인자) 단백질을 중화시키는 항암제다.
PBP1510은 현재 스페인, 미국, 싱가포르, 호주에서 임상 1/2a상이 진행 중을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내년 초 1상을 완료한 후 2상으로 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췌장암 1상 이후 전립선암에 대한 개념검증(POC)도 진행 하는 등 적응증 확대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회사는 PBP1510의 매출 목표를 2026년 3000억원, 2030년 2조48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PBP1510 상업화 출시를 대비해 2025년 췌장암 진단키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진단키트는 혈중에 미량 존재하는 췌장암 바이오마커 PAUF가 췌장암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약 2배 높은 것을 확인, 간단한 혈액 검사로 췌장암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밖에 회사는 고형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PBP1710 플랫폼을 이용한 ADC(항체-약물 접합체)도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투즈뉴의 시장 잠재력과 HD204, PBP1510, PBP1502 등 상용화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30년 시가총액 30조원 달성이 결코 거짓이 아니게 된다”며 “15만4000리터 규모의 CDMO 자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확실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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