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르가하유 인도네시아. 메르데카(Dirgahayu Indonesia. Merdeka)”
지난 17일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인도네시아인 200여 명이 모여 인도네시아 국기를 흔들며 이렇게 외쳤다. 이들은 한국말로 “생일 축하한다. 인도네시아. 만세”라는 구호를 인도네시아어로 외치며 79주년 독립기념일을 축하했다.
인도네시아의 독립 기념일은 한국과 불과 이틀 차이가 난다.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의 독립 역시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인도네시아는 350년에 걸친 네덜란드의 식민통치를 거쳐, 1942년부터 동남아시아를 식민화한 일본의 강점기를 거쳤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인 1945년 8월 17일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 등 민족지도자들이 자주독립을 선포하며 독립해 인도네시아 공화국이 됐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독립 기념일이 있는 8월 내내 축제를 연다. 인도네시아는 독립 기념일 당일에 열리는 국기 게양식 외에 수도 자카르타에서 퍼레이드를 즐긴다. 이외에도 전통 공연과 현대식 군사 전시가 진행되기도 한다. 주한인도네시아대사관 역시 8월 4일과 10일에 볼링·다트·줌바·탁구·체스 등 스포츠 대회를 열었다.
이날 찾은 주한인도네시아대사관 담장은 인도네시아의 국기에 들어간 빨간색과 흰색으로 만든 천이 감싸고 있었고, 오후에 열릴 바자회와 공연에 맞춰 활짝 열려 있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6만 명의 인도네시아인 중 종교, 직업을 대표하는 600여 명이 이날 주한인도네시아대사관을 찾았다. 지인들과 주한인도네시아대사관을 찾은 이들은 입구에서 등록을 마치고 바자회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했다.
독립 기념일은 음식 축제의 날이기도 하다. 이날 주한인도네시아대사관에서도 한국에 거주하는 교민을 위해 현지 음식이 판매되고 있었다. 닭국수인 ‘박미 아얌’, 미트볼 수프인 ‘박소’, 어묵인 ‘펨펙’ 등을 맛보며 고향을 느끼려는 이들이 많았다.
올해 인도네시아 독립 기념일의 주제는 ‘누산타라 바루, 인도네시아 마주(Nusantara Baru, Indonesia Maju·영어로 New Nusantara, Developed Indonesia)’로 ‘새로운 누산타라, 개발된 인도네시아’라는 뜻을 지녔다. 누산타라는 인도네시아의 신수도로 ‘누산타라 바루’는 글로벌 무대에서 인도네시아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더욱 강력하고 통합된 나라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담은 용어다. ‘인도네시아 마주’는 경제·사회·기술 등의 분야에서 계속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젤다 울란 카르디카 주한인도네시아 대사대리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의 독립 기념일은 과거를 기억하면서 우리가 자유, 가치를 얻기 위해 노력했음을 되새기는 날”이라며 “인도네시아인에게 독립 기념일은 과거를 존중하고 현재를 축하하며 미래를 기대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립 이후 인도네시아는 하나의 국가가 되는 법을 배웠고, 무엇보다 경제와 정치적 안정을 포함해 많은 것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인도네시아는 2045년에 맞을 독립 기념일 100주년을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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