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AC)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등록한 액셀러레이터의 70% 이상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대기업과 벤처캐피털(VC) 등 자원과 인프라, 네트워크까지 수도권에 집중된 여파다.
18일 창업진흥원과 초기액셀러레이터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 액셀러레이터 21개 중 수도권이 15개로 71.4%를 차지했다. 수도권 15개 중 서울이 13개로 압도적 비중이다. 비수도권은 충남 2개, 대전 1개, 대구 1개, 경북 1개, 울산 1개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 액셀러레이터 비중에서도 수도권은 압도적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전체 액셀러레이터 471개 중 수도권은 319개(서울 260개·경기 43개 ·인천 16개)로 67.7%를 차지한다. 2022년 5월말 전체 375개 중 수도권 253개(67.5%), 2023년 5월말 전체 439개 중 수도권 299개(68.1%) 등 쏠림 현상이 이어졌다.
액셀러레이터는 주로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지원한다. 이들은 특정 시간 집중적인 멘토링, 네트워킹, 자금 지원 등을 제공한다.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역별 최소 1개 이상의 액셀러레이터가 활동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들이 비수도권을 꺼리면서 지역간 불균형 발전으로 지방 창업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방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렇다 보니 지방에서 창업할 경우 자리잡고 성장할 가능성이 수도권보다 낮게 평가된다. 투자자들도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한다.
한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수도권, 특히 서울에 신규 액셀러레이터가 집중되며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지역 창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지역특화 사업(프로젝트) ‘레전드 50+’를 시작한 데 이어 지역 엔젤투자 활성화 정책 등을 추진했다. 아울러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인공지능·생명(AI·바이오) 등 지역 고도기술(딥테크) 스타트업의 초기자금(시드) 투자부터 후속 투자 연계까지 빠르게 지원하는 ‘창업-BuS 프로그램(이하 창업-BuS)’도 시동을 걸었다. 중기부는 경기·인천·충북·울산·광주에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전국 센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지역 기반 사업 활성화와 지역 모태펀드 확대 등 지역 창업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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