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핵심 참모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일본 과거사 문제를 두고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 억지 사과를 받아내는 게 진정한가,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밝힌 데 대해 야당이 거세게 반발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가해자가 사과를 거부하면 죄를 묻지 않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정의관이냐”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어디까지 절망시키려 하느냐”고 따졌다.
이어 “국민의 요구와 목소리에는 귀를 틀어막은 정부가 일본의 마음을 헤아려 대변하고 있으니 황당무계하다”며 “이런 망언이 어떻게 대한민국 외교·안보 정책을 지휘하는 국가안보실 1차장의 입에서 나올 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왜 8·15 경축사에서 일본의 식민지배를 한 번도 비판하지 않았는지 이제 알겠다”며 “친일을 넘어 매국으로 대한민국 독립 역사와 국민의 자부심을 짓밟는 만행을 당장 멈추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즉 ‘중꺾마’는 들어봤어도 ‘중일마’는 처음”이라고 꼬집으며 “우리 국민의 마음이 아닌 일본의 마음이 중요하다 주장하는 자는 대한민국 안보 사령탑 대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성토했다.
앞서 김태효 1차장은 광복절 다음날인 16일 KBS ‘뉴스라인W’에 출연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히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며 “마음 없는 사람을 다그쳐 억지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것이 과연 진정한가”라고 주장했다.
김 1차장은 ‘일본에게 할 말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청년 세대, 기성 세대도 이제 자신감을 갖고 일본을 대하는 것이 더욱 ‘윈-윈 게임’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과거사 문제 등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사라진 데 대해 “한일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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