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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당일 80분간 83명 심의…7월31일 방통위는 왜 그리 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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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진숙 방통위원장,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진숙 방통위원장,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들이 지난 9일과 14일 두 차례 ‘방송장악’ 청문회를 진행한 결과 7월3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은 원천 무효라고 거듭 주장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불법 증거를 찾기 위한 억지 청문회”라며 “과방위가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혁신당 위원들은 지난 16일 입장을 내고 “지난 6월28일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인원은 KBS 이사 11명,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9명이었지만 7월31일 이진숙·김태규 방통위는 각각 7명, 6명을 의결하는 데 그쳤다”며 “이사 선임 인원을 축소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어야 하지만 무시했다”며 청문회 결과 이 같은 절차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이진숙·김태규 증인이 약 80분에 불과했던 (7월31일) 전체 회의 시간 내에 83명에 이르는 공영방송 이사 지원자 전원들 제대로 심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부실 심의를 주장했다. 

민주당·혁신당 위원들은 “최소 1000페이지에 달하는 심의 대상 서류가 전체회의 7시간 전에 이진숙-김태규 증인에게 전달되었지만 이후 취임식, 점심식사 등이 이어졌기 때문에 서류 검토 여건은 매우 취약했다”면서 “김태규 증인은 자신이 의결한 이사 선임자들의 중요 정보에 대해 청문회에서 전혀 답하지 못했다. 이름을 묻는 질의에는 답변을 아예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원자들에 대한 결격사유 검증도 없었다. 특히 정당원 이력과 대선캠프 이력을 확인하기 위해 각 정당에 공문을 보내고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원내정당 어디로부터도 회신을 받지 못한 채 심사 의결을 진행했다”며 이 사실 역시 청문회 결과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모든 문제의 출발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취임 첫날인 7월31일 서둘러 전체회의를 개최했다는 데 있다는 게 민주당·혁신당 위원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이진숙, 김태규 두 증인은 청문회에서 ‘민주당이 이진숙 취임 즉시 탄핵을 한다고 예고했기 때문’에 사전 공지 규정도 어긴 채 긴급하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고 항변했으나 민주당은 전체 회의를 개최해 위법적인 2인 의결을 할 경우 탄핵소추를 하겠다는 입장이었을 뿐”이라며 “방통위가 언제 전체회의를 개최하든 민주당의 탄핵 추진은 그 이후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들 위원들은 2인 방통위의 무리한 의결을 두고 “지난해 시도했다 실패한 MBC 방문진 이사진 교체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켜 MBC를 장악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진숙·김태규 증인은 ‘7.31 의결’과 관련해 어떤 내용도 증언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면서도 충분한 서류 검토와 협의 절차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은 아무렇지도 않게 시인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면서 청문회를 통해 “공식 의결만 거치면 재량권으로 인정된다, ‘의결의 불법성’만 들키지 않으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방통위 전체회의 모습.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방통위.
▲지난달 31일 방통위 전체회의 모습.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방통위.

반면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번 청문회가 무리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지난 14일 낸 입장에서 “청문회에서 야당 위원들은 공영방송 이사선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방통위가 제출한 ‘답변서’를 제시하면서 증인에게 답을 요구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법 8조는 국회가 진행 중인 재판에 관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답변을 강요하는 것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뒤 “민주당은 안건심의 청문회이므로 이 법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으나 인권 보호와 삼권분립은 헌법상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탄핵소추, 행정소송 모두 제기해 놓고 뒤늦게 불법 증거 찾으려고 억지 청문회를 진행한 민주당이 증언 중인 증인(김태규)을 증언거부로 고발 의결했다”며 “증언 중인 증인을 증언거부로 고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국회의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방위에서 여야가 해야 할 일은 민주당이 이미 제기한 탄핵 재판과 행정재판 결정을 조속히 촉구하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7월31일 2인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 결과는 8월 말 서울행정법원에서 나올 예정이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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