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퇴역 항모 개조작업 중 화재

러시아의 민스크 항공모함. 16일 화재 피해를 입었다./펑파이신원.

중국 남동부 장쑤(江蘇)성 난퉁(南通)시에서 지난 16일 낡은 항공모함을 해체하고 개조하는 작업 도중 갑작스런 화재가 발생했다.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터넷 매체인 펑파이신원(澎湃新聞) 등 매체들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화재 소식은 일부 누리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난퉁에 있는 항공모함 한척에서 화재로 인해 연기가 나고 있다”면서 관련 사진과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처음 알려지게 됐다.

결국 난퉁시 소방 당국은 소문이 확산되자 사고 당일 오후 8시40분께 공식 SNS 계정인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를 통해 사고 발생 사실을 고백했다. “난창시 쑤시퉁(蘇錫通) 산업단지 내 창(長·양쯔揚子)강 강변에서 16일 오후 4시께 낡은 항공모함을 해체하고 개조하던 중 화재가 났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 그러면서 “소방 및 응급 구조, 공안 등 당국이 현장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화재가 난 항공모함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 항모가 퇴역한 러시아의 민스크 항공모함이라고 보도했다. 이 항모는 구소련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 지난 1978년 2월 니콜라예프 조선공장에서 탄생시킨 바 있다. 러시아의 자존심이 담긴 키예프급 중형 항공모함으로 태평양함대에서 주로 활동했다.

이 항모는 그러다 1990년대 초반 러시아 해군에서 퇴역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손을 거쳐 2003년 중국 기업에 매각된 다음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시 군사 테마파크의 일부가 됐다. 이후 2016년 4월 새로운 주인을 만나 선전시를 떠나 난퉁시로 옮겨졌다.

불길에 휩싸이고 있는 민스크 항공모함./펑파이신원.

중국은 현재 구소련이 건조한 바랴그호를 사들여 개조한 랴오닝(遼寧)함과 자체 건조한 산둥(山東)함 등 두 척의 항모를 운영 중에 있다. 또 세 번째 항모 푸젠(福建)함은 지난 5월부터 시험 항해를 진행해오고 있다. 당연히 네 번째 항모 건조도 준비하고 있다. 중화권 매체에서는 최근 중국이 네 번째 항공모함을 건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최소 4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꾸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수준의 대양 해군을 육성할 계획으로 있다. 이어 2035년까지는 총 6척의 항공모함을 확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2척은 핵 추진 항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