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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의 비서였고, 이봉창·윤봉길 의거를 가까이서 도왔으나 백범일지에 기록조차 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 이화림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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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케미 듀오 예고편 캡쳐/독립운동가 이화림 ⓒ네이버 영화 예고편 저장소/MBC
영화 ‘파묘’ 케미 듀오 예고편 캡쳐/독립운동가 이화림 ⓒ네이버 영화 예고편 저장소/MBC

영화 ‘파묘’의 주인공 중 배우 김고은이 열연한 무당 ‘화림’은 다른 배역과 마찬가지로 독립운동가의 이름이다. ‘화림’은 일제강점기 임시정부와 조선의용대에서 활용한 이화림 지사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1905년 1월 평양에서 태어난 이화림 지사는 3·1운동을 계기로 독립운동에 참여하다 일본 경찰에 쫓겨 중국으로 망명한 뒤 김구 선생의 비서로 한인애국단에서 활동했다. 1931년 이봉창 의사가 일본 천황을 암살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날 때 이화림 지사는 그의 속옷 고쟁이에 수류탄을 숨길 주머니를 만들어줬다. 다음 해 중국 상해 훙커우 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터트릴 땐 윤봉길 의사와 부부로 위장해 거사 장소를 정탐하고 계획을 세웠다.

독립운동가 이화림 ⓒMBC
독립운동가 이화림 ⓒMBC

우리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한 그이지만, 이화림의 이름은 역사에 남지 않고 잊혔다. 김구는 ‘백범일지’에 자신의 비서였던 이화림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공산주의자인 이화림은 김구에게 받아들이기도, 드러내기도 힘든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화림은 중국 중산대학에서 간호학을 배운 뒤 김원봉이 이끄는 조선의용대에 합류해 중국 팔로군과 함께 일제와 싸웠다. 중국의과대에 편입해 본격적으로 의학 공부하던 중 해방이 됐으나, 남은 공부를 마치기 위해 조국에 돌아가지 않고 중국에 남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중국 정부에 의해 북한군에 소속돼 의무병으로 전쟁에 참여했다. 이후 그는 평생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에서 이방인으로 남았다.

지난 14일 오후 충남연구원에서 ‘중국을 누빈 불멸의 여성 독립운동가 이화림을 말한다’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를 주최한 충남연구원 중국연구회의 박경철 연구원과 뮤지컬 ‘화림’을 제작 중인 박경현 작가가 발제를 맡았다. 박 연구원은 중국 유학 시절인 2012년 이화림 지사의 구술기록서인 ‘정도: 머나먼 여정’을 중고서점에서 찾아 번역한 뒤 2015년 국내에 ‘이화림 회고록’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박 연구원은 “이화림 지사는 중국 연변 자치주의 당 대표까지 올랐지만, 문화대혁명 때 모든 것을 잃고 10년 넘게 고초를 당한 뒤 다롄에서 노년을 보냈다. 그곳에서 조선인 사회 원로로 평생 모은 돈을 조선인 어린이를 위해 기부하고,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희망하다 1999년 2월 95살에 생을 마감했다”며 “이화림 지사는 좌·우를 넘어 조선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싸운 혁명가이자, 의술로 아픈 이들을 도운 인도주의 실천가였다. 이제라도 우리 역사가 외면해온 이화림을 기억하고,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김구의 비서였고, 이봉창·윤봉길 의거를 가까이서 도왔으나 백범일지엔 기록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깊은 영감을 주었다. 총 대신 의술로 독립운동에 기여한 점도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격동의 시대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 삶을 살아낸 여성의 이야기가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줄 거라 확신했다”고 이화림에 주목한 이유를 설명했다.

발제 발표 뒤 이어진 토론에서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한 참가자는 “해방 뒤 북한군에 참여했거나 북한 정권에 기여한 사람은 독립운동에서 큰 역할을 했더라도 서훈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통일이 되면 바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게 될 인물들이다. 서훈과 별개로 그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를 이어나가야 할 이유”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최예린 기자 /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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