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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15일 서울의 한낮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치솟고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등 ‘찜통더위’가 계속됐지만,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부터 자유통일당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8·15 국민혁명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유통일당은 경찰에 2만7000명 규모의 집회 인원을 신고했다.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대부분 모자를 착용하고 양산으로 햇빛을 막는 등 폭염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참가자들의 손에는 저마다 부채와 휴대용 선풍기가 쥐어져 있었고, 얼음과 물을 연신 들이키기도 했다. 가로수 아래 등 그늘이 있는 곳에는 특히 참가자들이 붐볐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고령층이었으며,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을 걱정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60대 여성 김 모 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온열질환에 걸릴까 카페에서 대기를 하다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밖으로 나갈 계획”이라며 “주최 측에서 단체채팅방 등에 안전지침을 따로 공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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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참가자 60대 배 모 씨는 “오늘 밖으로 나서기 전에 ‘외출을 조심하라’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와 일부러 그늘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라며 “안전지침이 없기 때문에 쿨토시나 선글라스, 양산, 물, 부채 등을 개인적으로 챙겨왔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15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4일 오후 11시 기준 전국 누적 온열 질환자가 전날보다 88명 증가한 250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기록한 2200명 대비 303명이 늘어난 수준이다. 사망자는 22명이다.
주최 측 또한 참가자들의 온열질환을 우려해 의료지원시설을 마련해두고 구급차 등을 배치했지만, 수 만 명의 참가자들을 수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방문한 주최 측의 임시 의료 시설에는 생수와 구급상자, 포도당 등만 비치돼 있었으며, 의료인이 아닌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기 중인 사설 구급차도 3대에 불과해 소방당국은 추가로 구급차 3대와 직원들을 현장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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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편, 이날 자유통일당뿐만 아니라 각종 보수 단체 등이 도심에서 집회를 열었다. 같은 시각 천만인운동본부 관계자 5000여 명이 서울역광장에 모여 집회를 진행했다. 오후 2시에는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과 경기도의사회 관계자 2000여 명이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운집해 ‘의학교육 정상화 호소 궐기대회’를 열었다.
서울경찰청 또한 대규모 집회에 대비하기 위해 기동대 60여개를 현장에 배치했으며, 도로가 정체될 것을 고려해 수도권 광역버스 등 차량통행을 위해 남북 간 교통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집회 행진 구간 주변에 가변차로 등 교통관리를 위해 교통경찰 200여 명을 배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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