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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인터뷰] 달총이 그려낸 한여름의 불장난 ‘불꽃,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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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총, 사진제공=무드밍글

인터뷰 전 달총의 신곡 ‘불꽃, 놀이’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기자는 질문 대신 뮤직비디오의 해석을 먼저 내놓았다.

“전작 ‘우릴 머금던 바다’에서 연결되는 스토리로, 실연의 아픔에 미쳐버린 여주인공이 이미 남주인공을 살해하고 그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뒀는데, 이 캐리어를 남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릴 머금던 바다’의 뮤직비디오가 여주인공의 환상과 망상을 표현한 내용이고, ‘불꽃, 놀이’ 뮤직비디오는 현실과 환상을 분간하지 못하고 혼란을 겪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

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달총의 답변은 아쉽게도 “그건 아닌 것 같다”였다.

◇ ‘달총이 느끼는 여름’을 머금은 두 연작 싱글

달총은 “‘불꽃, 놀이’의 가사 내용은 불꽃놀이를 키워드를 정하고 ‘불장난’,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느낌으로 쓴 곡이다. 내가 설정한 스토리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와 만나고 있었는데, 이 사람에게 다른 연인이 있었던 거다. 거기에서 오는 배신감과 앙심을 표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자의 해석은 대부분 틀렸지만, ‘우릴 머금던 바다’와 ‘불꽃, 놀이’의 뮤직비디오가 연작이라는 것은 맞았다. 사실 당연한 것이 두 뮤직비디오 모두 주인공으로 배우 지예은이 출연하고, 동일한 배경에 동일한 장면 역시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에 달총은 “두 곡을 같은 시기에 썼다. 여름에 낼 수 있는 곡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청량한 기타 사운드로 시작하는 밴드 사운드의 곡이었는데, 가사가 슬프게 나왔다. 또 나는 여름 하면 보사노바가 생각이 나서 그런 사운드도 쓰고 싶었다. 보사노바가 마이너한 장르고, 가사를 슬프게 썼으니, 아예 한여름에 사라지는 것을 키워드로 잡고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확 왔다가 사라지는, 안 좋은 사랑으로 끝났다는 것을 스토리로 잡고 가사를 썼다. 그래서 ‘우릴 머금던 바다’와 ‘불꽃, 놀이’를 묶어서 나오게 됐다”라고 보다 자세한 탄생 배경을 밝혔다.

달총의 여름 연작 두 곡은 배우 지예은의 열연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우릴 머금던 바다’의 뮤직비디오에는 지예은의 ‘청순 연기’를 보기 위해 찾아봤다는 댓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불꽃, 놀이’에서도 지예은은 기괴하고 섬뜩한 연기를 선보여 기존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달총은 “지예은은 평소 관심있게 지켜보는 배우였다. 그래서 연락을 드렸다. TV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얼렁뚱땅하고 사랑스럽고, 웃기고, 재밌는 이미지가 많은데, 배우니까 그런 모습 말고 다른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연락했고, 같이 작업을 하게 됐다. 이후로도 노래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달총, 사진제공=무드밍글

다시 음악 이야기로 돌아와, ‘불꽃, 놀이’는 달총이 언급한 것처럼 보사노바 장르다. 또 보사노바가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장르긴 하지만, 비율적으로 볼 때 ‘대중적 장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달총은 “(대중성에) 걱정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두 곡 다 쓸 때 확신이 있었다. 내 개인적인 감이지만, 되게 잘 나왔다는 느낌이 있었다. 또 예전에는 차트 안에 있는 것 위주로 들었다면 요즘에는 완전 취향 위주로 가는 것 같다. 나도 예전에는 차트에 드는 것을 고려했는데, 요즘에는 조금 그런 것을 내려놔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애매하게 챙기느니 하나에 확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라고 장르의 대중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는 “곡을 만들 때 어떤 장르를 정해서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은 키워드를 먼저 생각하고 작업을 한다. 장르적인 음악도 하고, 대중적인 음악도 할 수 있다. 사실 듣는 사람의 취향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두의 취향을 맞추기는 힘들다. 또 나는 내 곡이 마이너하다고 생각 안 한다. 조금은 대중에게 다가서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 결론은 듣는 사람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그녀의 작사법

달총이 사랑받는 이유로는 독보적인 음색과 함께 특유의 가사가 첫손에 꼽힌다. 당장 이번 ‘불꽃, 놀이’만 봐도 중간의 쉼표를 추가함으로써 독특한 감상을 연출한다.

달총은 “쉼표는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다. ‘불꽃’이 ‘불씨’ 같은 느낌이다. 그 사람에게는 사랑인데 상대에게는 ‘놀이’였던 거다. 불꽃, 놀이, 불장난인 느낌이다. 쉼표를 추가해서 여러가지 의미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달총은 어떤 방식으로 작사하는지 궁금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달총은 작사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달총은 “남들이 볼 때 유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는 작사할 때 여러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일단은 개인적으로는 텍스트로 봤을 때도 예뻐야 하고 발음도 예쁘고, 불렀을 때도 예뻐야 한다. 최대한 라임이 맞아야 하고, 발음했을 때 예뻐야 한다. 노래할 때 모음을 어떻게 쓰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것은 모두 납득이 됐지만, ‘텍스트도 봤을 때 예뻐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묻자 “문자 그대로 글로 썼을 때 모양이 예뻐야 한다. 나만의 기준이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작사에 대한 일종의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더불어 달총의 가사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남다른 어휘 선택이다. 실제 달총의 음악에는 일상에서 자주 접할 법 하지만, 정작 대중가요 가사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단어와 어휘들을 음악 안에 절묘하게 담아내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달총은 “키워드는 제목에 많이 쓰는 편이고, 거기서 활용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풀어나가는 식이다. 또 반대로 가사를 먼저 적으면서 키워드가 될 만한 것이 나오면 제목으로 쓰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작사에 대한 이야기는 K팝과 J팝의 차이로도 이어졌다. 달총은 “일본 작가가 쓴 작사 관련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책에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일본은 가사를 정말 세세하게 쓰더라. 아무래도 음절이 우리나라 말보다 많은 것도 이유같다. 한국에서는 ‘나’로 끝날 게 일본에서는 ‘와타시’가 되지 않나. 그래서 쓰고 싶은 말을 쓰려면 멜로디도 많아야 한다. 그래서 J팝은 멜로디가 많아지고 가사도 디테일하고 그렇다. 우리나라도 90년대에 가사를 디테일하게 썼는데, 최근에는 트렌드가 바뀌어서 지금처럼 된 것 같다”라고 분석을 내놓았다.

작사에 대한 이야기하다 보니 문득 달총 스스로는 자신의 곡 중 어떤 곡을 가장 잘 쓴 가사로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이에 한참을 고민하던 달총은 “딱 어떤 곡이라고 한 곡을 꼽을 수는 없을 것같다. 다만, 큰 고민 없이 썼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던 곡은 있다. ‘마들렌 러브’가 그렇다. 가사를 다 쓰고 코러스 부분에 ‘I’m in OOO Love’에 들어갈 단어만 남아있었다. 생각나는 게 너무 다 뻔해서 고민하다가 카페에서 음료를 샀는데, 그때 마침 마들렌을 팔고 있었다. 음절도 맞고 발음도 어울려서 그걸 썼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평소 달총이 자주 듣는 음악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이에 달총은 “최근에는 J팝도 많이 듣고 있다. 바운디(Vaundy),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 킹누(King Gnu), 요아소비(YOASOBI) 이런 쪽을 많이 듣는다. 한국에서는 수민도 많이 듣고, 90~2000년대 R&B에 꽂혀서 정주행하는 느낌으로 듣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평소 듣는 음악이 본인의 음악에도 영향을 주는지 묻자, 그는 “난 믹스된 음악이다. 블랙뮤직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을 하는 게 나와 어울리지는 않으니까 내 것으로 풀어서 하는 스타일이다. 재즈 기반으로 접근을 한 곡이 많아서 어떤 분은 재즈 기반 밴드라고도 하는데, 사실 난 재즈 배우긴 했어도 잘 모른다. ‘우릴 머금던 바다’도 밴드 사운드에서 좋게 생각했던 몽환적인 부분을 가져왔고, ‘불꽃, 놀이’도 비트는 힙합 비트다. 내가 듣는 음악과 하는 음악이 다르다. 사람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잘 접목할까 고민하는 편이다”라며 웃었다.

달총, 사진제공=무드밍글

◇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달총

끝으로 달총은 잠시 공백기를 가졌던 만큼 활발한 활동으로 팬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달총은 “10개월 정도 쉬기도 했고, 공연이나 그런 건 많이 했지만 음원적으로는 공백기가 있어서 다양한 단위로 음악을 들려드리려고 한다. 이번 두 곡의 싱글이 앨범을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한다. ‘나 나왔어요’라고 알리고 하나하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이번 여름을 기점으로 앞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려 한다. 여태까지의 모습과 다른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릴 생각이다. 그 모습이 좋을 거라고 내 자신은 장담하고 있다. 앞으로 잘 믿고 따라주면 너무 감사하겠다”라며 “그리고 ‘불꽃, 놀이’ 많이 사랑해달라. ‘불꽃, 놀이’가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각자 해석할 만한 요소가 많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느낀 점을 댓글로 많은 의견 남겨주면 재밌을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다시 한번 용기를 내 기자가 처음 밝혔던 해석은 어떠냐고 되물었지만, 역시나 달총에게 돌아온 답은 “아니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였다. 여름이었다.

달총, 사진제공=무드밍글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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