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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했던 박훈·유성주, ‘행복의 나라’에선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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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에서 박훈과 유성주. 사진제공=NEW
14일 개봉한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박훈과 유성주. 사진제공=NEW

“죄송합니다.”

배우 박훈과 유성주는 지난해 연말께 전국의 극장을 돌면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만 했다.

그해 11월 개봉한, 12·12 사건을 소재로 한 ‘팩션’ 영화 ‘서울의 봄’에서 비호감 인물을 실감 나게 연기하는 바람에 관객의 미움 아닌 미움을 산 탓이다.

그런 두 사람이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또 다른 팩션 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14일 개봉한 ‘행복의 나라’로, 이 작품에서는 ‘서울의 봄’에서 연기했던 인물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을 연기해 눈길을 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26일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의 재판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돼 단심 재판을 받게 된 군인 박태주(이선균)를 살리려 하는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에서 박훈은 참모총장 수행부관 김오룡으로, 유성주는 중앙정보부장 김영일로 출연했다.

박훈이 연기한 김오룡은 참모총장을 보좌하며 정인후에게 은근슬쩍 돕는 인물로 그려진다. 특히 영화 후반부의 군사반란 장면에서 강렬한 눈빛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유성주가 연기한 김영일은 대통령 암살 사건의 주범으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행복의 나라’는 김재규가 아닌 그의 부하, 영화에서 박태주란 인물로 창조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흥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까닭에 유성주의 분량은 많지 않다.

그러나, 박훈과 유성주 모두 분량과 관계없이 극중에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친다.

그러한 활약이 ‘서울의 봄’의 출연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추창민 감독이 직접 김성수 감독에게 두 배우를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개봉은 ‘서울의 봄’이 먼저였지만, 촬영은 ‘행복의 나라’가 먼저였다. 2022년 1월 ‘행복의 나라’의 촬영이 끝난 다음인 2022년 2월 ‘서울의 봄’의 촬영이 시작됐다.

박훈과 유성주는 ‘서울의 봄’에서 군사 반란을 주도한 전두광(황정민)의 오른팔인 보안사령관 비서실장 문일평으로, 참모총장 납치라는 긴급 상황에서 우유부단하게 일 처리하는 참모차장 민성배로 상영 당시 관객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였다.

소재가 일부분 겹치는 만큼 ‘행복의 나라’는 ‘서울의 봄’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그러나 한 영화는 10·26, 다른 영화는 12·12로 다루는 주된 사건과 서사는 다르기 때문에 현대사의 이해하는 맥락으로 두 작품을 연결해서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이들 작품에서 상반된 입장의 인물을 연기하는 두 배우도 마찬가지.

최근 인터뷰에서 추창민 감독은 “김성수 감독과 개인적 친분이 있어서 각자 영화를 준비하며 가급적 겹치지 않도록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다”며 “박훈과 유성주가 ‘서울의 봄’에서 어떤 배역을 맡았는지 몰랐는데 반대 편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것을 유쾌하게 봤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의  박훈과 유성주의 모습.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의 박훈과 유성주의 모습.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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