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인재 영입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 2분기 이동통신 수익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AI 관련 사업이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에 효자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AI 모델을 구축하는 직원부터 고객사가 클라우드 비용을 효율화하도록 돕는 직원 등 다양한 직군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 6일부터 19일까지 언어모델 학습과 평가 데이터 구축을 담당할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채용된 직원은 한국어 문서, 대화 등을 기반으로 언어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AI 모델에 학습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KT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AI·클라우드 분야 관련 4개 직군에 대한 직원 채용을 동시에 진행했다. 주로 기업간거래(B2B)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AI 사업 계획을 구체화할 직원을 채용했다. 공공·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설계하고 구축하거나 고객사가 클라우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는 직원도 모집했다.
LG유플러스는 AI 언어모델 업무를 맡을 석·박사 신입, 경력 직원을 오는 18일까지 채용할 예정이다. 채용된 직원은 LG유플러스의 초거대 언어모델(LLM)인 ‘익시젠’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사용자로부터 구축된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B2B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AICC(AI 상담센터)에 쓰일 AI 모델을 구축하는 직원 채용에도 나서고 있다.
통신 3사는 AI 인력을 확충해 관련 사업의 수익성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는 현재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가 꺾이면서 이동통신 매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지난 5월 기준 5G 가입자 순증은 24만1858명으로, 1월 32만4219명보다 25.4% 줄었다. 이에 올해 2분기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수익은 2조6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KT는 1조6779억원으로 2.7%, LG유플러스는 1조5926억원으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AI와 관련된 B2B 사업은 지속해서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고객사의 AI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AI는 데이터센터에 있는 서버 안에서 구현되며, 클라우드에는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모여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상승하고 클라우드 수주가 늘면서 엔터프라이즈 매출(4342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났다. KT는 디지털물류, 헬스케어 사업 등 대규모 사업 정리에 들어갔지만 기업서비스 부문 매출 8827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같은 수준(1% 감소)을 유지하며 선방했다. LG유플러스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에서 15%, AICC·웹하드 등 기업솔루션 2.7%, 기업회선 사업에서 3.3%의 수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기업인프라 부문에서 431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AI 분야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최근에 상승세를 탄 만큼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라며 “AI 인력 확보를 위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통신 3사는 AI 사업 수익 강화를 위해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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