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모가 큰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효율을 극대화 해주는 저전력 D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성능을 강화하면서 전력 효율까지 높인 저전력 D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6일 업계 최소 두께 모바일 D램인 12나노급 LPDDR5X D램 12·16GB 패키지 양산을 시작했다. 4월 LPDDR5X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상용화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제품 두께는 0.65㎜로 현존하는 12GB 이상 LPDDR D램 중 가장 얇다. 이전 세대 제품보다 두께를 9%쯤 줄이고, 열 저항을 21.2%쯤 개선했다.
LPDDR은 고성능 D램인 DDR의 저전력 버전 제품이다. 모바일 제품 수요가 많았지만, 최근 AI 시대 본격화로 PC나 서버 등에서도 활용도가 커졌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12나노급 LPDDR5X D램은 얇아진 두께만큼 추가로 여유 공간을 확보해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유도하고 기기 내부 온도 제어를 돕는다.
일반적으로 고성능이 필요한 온디바이스 AI는 발열 때문에 기기 온도가 일정 구간을 넘기면 성능을 제한하는 온도 제어 기능이 작동한다. 이 제품을 탑재하면 발열로 인해 해당 기능이 작동하는 시간을 최대한 늦춰 속도, 화면 밝기 저하 등 기기 성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은 “고성능 온디바이스 AI 수요 증가로 LPDDR D램의 성능뿐 아니라 온도 제어 개선 역량 또한 중요해졌다”며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 대비 두께가 얇은 저전력 D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11월 LPDDR5X의 성능을 개선한 제품 ‘LPDDR5T’를 출시했다. LPDDR5X보다 성능을 13% 끌어올렸고, 초당 9.6Gb의 데이터를 전송한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vivo)에 납품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LPDDR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4.8%, SK하이닉스 23.5%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월 열린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LPDDR5X 패키지를 하나로 묶어 탑재 면적을 줄인 ‘LPCAMM2’도 공개했다.
LPCAMM2는 LPDDR5X 기반의 모듈 솔루션 제품이다. 기존 DDR5 SODIMM 2개를 LPCAMM2 1개로 대체하는 성능 효과를 가지면서 공간 절약뿐 아니라 저전력과 고성능 특성을 구현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AI 인프라 담당)은 “AI 시대 본격화로 D램, 낸드 단품보다는 여러 제품을 결합해 성능을 높인 메모리 솔루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진다”며 “SK하이닉스는 이 분야를 선도하는 경쟁력과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