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20·경희대)이 한국 태권도 최경량급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26위·아제르바이잔)을 2-0(9-0 13-1)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 골드’ 수모를 당한 한국 태권도가 8년 만에 따낸 올림픽 금메달이다.
‘세계랭킹 1위’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박태준은 1라운드 몸통 공격으로 2-0 리드를 잡았다. 1분 여를 남겨놓고 둘의 정강이가 충돌했다. 마고메도프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누웠다. 마고메도프가 주저앉자 박태준은 걱정스러운 듯 다가오기도 했다.
어찌됐든 상대 감점으로 3-0 앞서나간 박태준은 이후에도 연속 몸통 공격에 성공하며 7-0으로 달아났다. 마고메도프는 다시 부상으로 주저앉아 치료를 받았다. 경기는 재개됐지만 박태준이 9-0으로 1라운드를 잡았다.
절뚝거리는 마고메도프는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워 보였지만 2라운드에도 코트에 올라섰다. 그러나 박태준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태준의 뒷차기는 주심의 요청에 따른 비디오 판독 끝에 3점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박태준은 마고메도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13-1을 만들었다.
크게 뒤진 마고메도프가 결국 기권을 선언하면서 박태준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박태준은 금메달을 따낸 순간 기쁨을 표출하지 못하고 쓰러진 마고메도프를 지켜보며 걱정했다. 마고메도프가 떠난 후에야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며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이 태권도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박태준이 최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이대훈이 은메달, 2016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김태훈-장준이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태권도 역사를 새로 쓴 박태준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낮았던 선수다. 도쿄올림픽 동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장준(24)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태준은 ‘뉴 태권브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으로 선발전에서 장준을 무너뜨리는 파란을 일으킨 뒤 파리에서 금메달 결실을 맺었다.
한국 태권도는 첫 주자 박태준이 금메달을 따내며 최소 목표로 세웠던 ‘금메달 1개 이상’을 달성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박태준 금메달로 총 12개의 금메달을 수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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