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라이온즈 시절엔 이보다 큰 시련도 겪었다.
알버트 수아레즈(35,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오랜만에 호투했다. 7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했다.
수아레즈는 올해 KBO리그 출신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에서도 가장 놀랄만한 성과를 냈다. 2016년 이후 8년만에 감격의 승리투수가 되는 등 전반기에만 19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82로 맹활약했다. 2022년과 2023년에 삼성에서 10승15패 평균자책점 3.04를 찍은 투수가 맞나 싶었다.
그러나 사실 삼성에서도 승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았을 뿐, 수준급 투수로 인정받았다. 단지 승수가 적어 미국 도전을 기대하는 시선이 거의 없었을 뿐이다. 마이너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투수가 시즌 23경기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66이면 꽤 성공적이다.
그런 수아레즈는 7월 들어 갑자기 부진했다. 4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7.64에 머물렀다. 피안타율이 0.319까지 치솟았다. 90마일대 중반의 포심이 여전히 위력이 있었지만 커터도 덜 꺾이는 맛이 있었다. 포심과 커터가 적지 않게 얻어맞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날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도 5이닝 무실점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사실 삼성 시절엔 지금보다 승운이 더 따르지 않는 등 야구가 더 풀리지 않았다. 이날의 경우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2회 무사 1루, 알레잔드로 커크 타석에서 피치클락까지 위반하면서 신중한 투구를 하기도 했다. 2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에디슨 바거에게 95.9마일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빠른 볼에 약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타자가 아니라면 철저히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경기 플랜을 짠 듯했다. 결국 5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73구를 뿌렸고, 스트라이크는 46개였다. 1이닝 더 던질 것 같았지만, 벤치의 선택은 교체였다. 후속투수가 작년 한화 이글스에서 개막전만 뛰고 떠난 버치 스미스였다.
볼티모어는 6회초 1사 후 잭슨 홀리데이의 선제 솔로포가 나왔다. 수아레즈에게 승리요건이 갖춰졌다. 그러나 스미스가 6회말에 곧바로 실점하면서 수아레즈의 승리가 날아갔다. 그래도 투구내용에서 반전을 선보였다는 의미가 있다.
볼티모어는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싸움 중이다. 수아레즈가 견인차 노릇을 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1위 싸움을 할 수 있는 동력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개막과 함께 이 투수가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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