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레슬링 최중량급 첫 메달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고 올림픽에 출격했지만, 첫판부터 상대가 너무 강했다. 레슬링 대표팀 이승찬(29·강원체육회)은 상대의 기량을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승찬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그레코로만형 130㎏ 이상급 16강전에서 미하인 로페스(쿠바)에 0-7로 패했다.
로페스는 레슬링 최중량급의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선수다. 그는 2008 베이징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무려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다. 1982년생으로 올해 만 42세지만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이번 대회에선 5연패에 도전한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승찬은 “로페스 선수는 지난 6월 헝가리 랭킹전에서 만났을 때도 확실히 벽이 느껴진 선수”라면서 “그때를 생각하며 처음부터 압박하려고 했는데 상대가 워낙 노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 선수를 따라가기엔 아직 실력이 못 미친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승찬은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중량급 간판 김민석(수원시청)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킨 선수다. 적지 않은 나이에 밟는 첫 올림픽에서 야심 차게 메달을 노렸으나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처음 밟은 올림픽 무대에 대해 “지금까지 경기하면서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제일 긴장감이 덜했고 오히려 설렜다”면서 “준비를 잘했고 과정에 집중하려 했지만, 일단은 결과가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패배에 대한 아쉬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경기를 통해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스코어는 0-7이라는 큰 차이였지만, 스코어보다 경기 내용이 더 중요하다”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지만 한 단계씩 극복하면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승찬의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승찬이 패한 상대인 로페스가 결승까지 올라가면, 이승찬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노릴 수 있다.
이승찬은 “로페스가 결승에 오를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본다”면서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오늘 경기 졌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 끝까지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