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복싱 응원하다 목이 쉬었어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만난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의 목은 쉬어있었다. 그는 “열심히 응원하다 보니까 목소리가 갔다”며 멋쩍게 웃었다.
김우민은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대표팀의 유일한 메달리스트다. 그는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 42초 50의 성적으로 동메달을 수확, 2012년 런던 올림픽의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한국 수영에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지난달 31일 열린 800m 계영을 마지막으로 경기 일정을 마친 그는 여유롭게 파리를 즐겼다고 했다.
그는 “에펠탑도 보고 박물관도 구경하며 잘 즐겼다”면서 “파리는 확실히 운치 있고 낭만이 있는 도시였다”고 했다.
수영 종목 뿐 아니라 다른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특히 전날 열린 여자 복싱 54㎏급 임애지(25·화순군청)의 준결승을 직접 보러 갔다. 임애지는 이 경기에서 비록 패했지만,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기자회견 도중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민망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김우민은 “한국 선수의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 특히 올림픽에서 다른 종목을 보는 신선한 느낌을 받고 싶었다”면서 “복싱 경기를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빠르고 세 보여서 놀랐다”며 웃었다.
사실 복싱이 ‘1순위’는 아니었다. 그는 “처음엔 배드민턴을 보고 싶었는데, 매진이라 예매가 되지 않았다. 양궁도 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복싱을 보러 갔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경기는 끝났지만, 수영 경기도 직관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역영을 보며 감탄했다고 했다.
김우민은 “어제 경영 마지막 경기라서 저녁에 보러 갔다”면서 “자유형 1500m에서 바비 핀케(미국) 선수가 오랫동안 남아있던 세계기록을 깼다. 마지막 100m 스퍼트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이번 대회 전체로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로는 판잔러(중국)를 꼽았다. 판잔러는 자유형 1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해 남자 400m 혼계영에선 미국의 11연패를 저지하는 등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김우민은 “(세계신기록을 세운) 자유형 100m를 봤는데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면서 “내가 따라 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런 선수가 되고 싶은 바람”이라고 했다.
파리를 원 없이 즐긴 김우민은 이날 귀국길에 오른다. 당분간은 아무 생각 없이 푹 쉴 계획이다.
김우민은 “올림픽 전엔 뭐든 과격한 운동이 있으면 끝나고 해야겠다는 생각인데, 막상 끝나니 하고 싶은 게 없다”면서 “일단은 집에서 편안하게 쉬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휴식 기간을 길게 가져갈 수는 없다. 그는 “한 1~2주 정도 쉬다가 다시 물에 들어간다”면서 “전국체전을 비롯해 다른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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