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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한 마리를 도축하면 인기 부위 위주로 팔리고 비인기 부위는 버려지기 쉽다. 쇠고기 우둔이나 사태살도 맛있지만 등심이나 갈비보단 선호도가 낮다. 돼지의 경우 인기 높은 삼겹살, 목살에 비해 앞다리, 뒷다리살이 그런 고민의 대상이다. 이 같은 비선호 육류 부위라도 잘 가공해 맛을 개선할 수 없을까.
지난달 26일 서울 코엑스에 우리 식탁의 모습을 바꿀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제2회 농식품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가 열린 가운데, NH농협은행이 애그테크·푸드테크 스타트업 IR을 열었다. 애그테크는 농업, 푸드테크는 식품 관련 신기술 혁신을 말한다.
이날
딥플랜트, 스윗드오, 이포에이(이상 푸드테크), 두번째바다,
트랜스파머,
팀스페이스팜(이상 애그테크) 등 스타트업 6곳이 본선에 올라 벤처투자업계의 눈을 사로잡았다. 최우수상은 단백질분해 딥에이징 기술로 육류 맛을 개선, 축산 부가가치를 올려주는 딥플랜트에게 돌아갔다.
딥에이징은 육류를 특수용기에 넣어 단백질 분해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단백질이 분해되면 맛을 내는 물질이 나온다. 이를 통해 비인기 부위 소비를 늘리면 폐기처분을 감수해야 하던 비용을 줄여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김철범 딥플랜트 대표는 “딥에이징은 비선호 부위, 또는 인기 부위라도 등급이 낮은 저등급 고기를 구이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부드럽게 바꾼다”고 설명했다. 또 “육류 데이터를 AI(인공지능)로 분석해 가공방식을 결정, 일정한 맛의 육류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수상을 받은 두번째바다, 스윗드오는 각각 실내 김 양식 솔루션과 식물성 대체식품으로 주목 받았다. 김은 기후위기에 생산환경이 악화하는 반면 해외수출이 크게 늘었다. ‘검은 반도체’로 불릴 만큼 가치가 오른 김을 바다가 아닌 실내 시설에서 대량 양식할 수 있다면 어떨까.
두번째바다는 바닷물을 스프레이처럼 뿌리는 에어로포닉스 기술로 이런 상상을 현실화했다. 김 양식을 위해 기존에 대형 수조도 개발돼 있지만 에어로포닉스 기술은 좁은 공간에서 최소한의 바닷물로 바다와 같은 환경(마이크로오션)을 조성한다. 문경현 두번째바다 대표는 IR을 통해 “해수를 미스트 형태로 뿌리므로 사용량이 작고 전국 어디나 양식이 가능하다”며 “면적효율이 높아 김 생산성을 기존 대비 30배 높인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팀스페이스팜은 데이터를 활용해 생육 환경을 관리하는 기술로 부산 대저 짭짤이토마토 생산성을 20% 늘린 사례, 트랜스파머는 가격과 거래정보가 불확실했던 농지거래를 디지털전환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농식품 업종 스타트업이 스케일업하려면 해당 분야를 잘 아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딥플랜트는 현재 NH농협 오픈비즈니스허브의 지원을 바탕으로 농협 계열사와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철범 대표는 “농협 오픈비즈니스허브가 사무공간 입주기회 등 여러 도움을 제공했다”고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에 밝혔다.
또다른 우수상 팀인 스윗드오 강보라 대표도 “NH농협에서 지원한다고 하니 공신력이 올라 입점 확대 등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IR 당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입점이 확정됐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심사위원단으로 NH농협은행 외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롯데벤처스,
인라이트벤처스, 킹슬리벤처스,
로이투자파트너스 등이 함께 했다. NH농협 관계자는 “NH오픈비즈니스허브 기업들에 IR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며 “투자 관계자 대상으로 해당 기업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NH농협은 스타트업 발굴, 지원을 위해 오픈비즈니스허브를 운영 중이다. 단순 협업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의 협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한다. 금융·비금융 등 농협의 다양한 사업과 연계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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