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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걱정 잡는다”···건설업계, 전기차 충전·진화 기술개발 속도전

이투데이 조회수  

DL이앤씨의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자료제공=DL이앤씨)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에 불이 나 주변 차량 140여대가 타고 5개동 480여가구에 전기와 물이 끊기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전기차 충전을 새 먹거리로 육성하면서 이로 인한 화재 진화 신기술까지 내놓으면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으로 전기차 인프라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대건설은 ‘전기차 충전 전력 확충을 위한 사전 인프라’를 구축한다. 공동주택 주차장에 광폭 케이블 덕트와 스마트 배전반을 미리 설치해 충전면·구역을 자유롭게 증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단지 내 충전기 위치 찾기 서비스와 충전기를 꽂으면 사용자 인증과 충전, 결제가 한 번에 이뤄지는 플러그앤차지(PNC)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건설은 2025년 준공 예정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를 시작으로 적용 현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새 먹거리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 이어 유지·보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과 설치, 운영, 유지·보수 서비스 등 전기차 충전시설 관련 토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계동사옥에 ‘EVC 통합관제센터’를 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유지관리센터 지역 권역을 세부화해 운영하는 등 EVC 통합관계센터 운영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인 ‘포레나 EV 에어 스테이션’을 개발했다.

포레나 EV 에어 스테이션은 천장에서 커넥터가 내려오는 차세대 전기차 충전시스템으로 하나의 충전기로 3대까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기존 주차공간을 줄이지 않고 설치할 수 있어, 전기차 충전시스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주차 공간 부족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고 기존 준공 단지에도 위치의 제한 없이 설치가 가능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또 전기차 충전 시설만 구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련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전기차 충전 시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 등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건설주차면 상부 중앙에 구축된 광폭 케이블 덕트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 모습.

DL이앤씨는 중소기업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화재가 발생하면 차량 위치로 진압 장비를 이동시킨 뒤,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분사해 빠르게 진화하는 방식이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열 폭주’ 현상을 보인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보호팩으로 덮여 있어 일반적인 소화 약제로는 진압이 까다롭다. 화재 진압에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8시간까지 소요된다.

DL이앤씨가 선보인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은 현대자동차 성능테스트 및 방재시험연구원 ‘전기차 실물차량 화재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리튬이온과 리튬인산철 등 전기차 배터리 종류에 관계없이 10분이면 화재를 완전히 진압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받았다.

DL이앤씨는 ‘e편한세상’ 아파트 현장에 시스템의 시범 적용을 검토 중이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내년부터 전기차 충전시설을 총 주차면수 대비 10%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해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국내외 아파트 및 일반 건축물, 관공서 등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건설은 수년 전부터 자동 작동 팬과 파이어커버(질식소화포)를 결합한 방식의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진압 설비를 도입했다.

화재 발생시 상단 센서가 연기를 감지해 환기팬이 자동으로 작동해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고, 협력사에서 개발한 파이어커버를 충전시설 인근에 비치해 조기 대응함으로써 대형화재로 번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사회적 이슈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 발굴을 위해 이미 지난해 6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또 소방청과 협업해 네 차례의 전기차화재 실증실험도 진행하는 등 주택 화재 안전을 위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토론회를 열어 전문가들과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화재에 대해 논의했을 뿐 아니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각종 실험 및 분석 결과 등을 공유했다.

LH는 연구결과 및 토론회에서 수렴한 애로 및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연내 정책 제언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인 만큼 전기차 관련 기반 시설의 중요성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지하 주차장 화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높아진 만큼 건설업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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