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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추월’ K반도체·’CATL 넘사벽’ K배터리…희비 엇갈린 2분기

IT조선 조회수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AI 훈풍을 탄 K반도체는 웃었지만, 혹한기를 맞은 K배터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2년만에 TSMC 매출을 추월하고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K배터리는 실적이 고꾸라지며 중국의 CATL에 크게 뒤졌다. 하반기도 반도체는 업황 개선에 따라 메모리 중심 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지는 반면, 배터리는 전방산업 수요 약세로 투자 속도 조절 등 성장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왼쪽)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 각 사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왼쪽)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 각 사 

K반도체, 미소를 숨길 수 없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에서 각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AI 반도체 훈풍 덕을 톡톡히 봤다. 삼성전자 DS부문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 급등한 28조56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같은 매출 규모는 앞서 발표한 대만 파운드리 TSMC의 2분기 매출 6735억1000만대만달러(약 28조3000억원)를 넘어선다. 2022년 2분기 이후 TSMC에 계속 뒤처졌지만, 올해 2분기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 등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으로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에 견주는 실적을 냈다. 이에 업계선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이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사업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직원 성과급도 두둑해졌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에 지급하는 생산성 격려금(PI)을 최대 수준인 월 기본급의 150%로 책정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가면서 최대 규모로 지급키로 한 것이다. PI가 가장 높은 지급률로 정해진 만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를 지급하는 PS도 최대치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높은 성과급을 예고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1일 사내 게시판에 “경영계획 목표 영업이익 1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0~3%가 될 것이라고 당초 공지했다”면서 “현재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고 이익률도 개선되고 있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OPI 지급률은 예상보다 상당히 높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두 회사는 메모리 수요 강세에 힘입어 AI칩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각각 HBM3E, HBM4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 각 사 
(왼쪽부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 각 사 

씁쓸하기만 한 K배터리

배터리 기업은 표정이 어둡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이 크게 위축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K배터리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영업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한 19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분(4478억원)이 반영된 금액이다.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2525억원이 적자다.

삼성SDI도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2802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SK온은 영업손실 4601억원으로 역대 최대 적자다. 

반면, 글로벌 1위 배터리 회사인 CATL의 상반기 순이익은 약 4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K배터리 3사의 성적을 압도한다.

CATL도 글로벌 전기차 산업 부진 여파로 가동률이 65.3%로 전년(70.5%)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자국 내 견조한 수요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 등 유무형 지원도 뒷받침했다. CATL이 수익성을 극대화하며 배터리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실탄을 더 쌓으면서 K배터리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배터리는 올해 매출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며 투자에 속도 조절을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까지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배터리 기업들은 성장세가 꺾인 탓에 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22년 기본급의 최대 868%를 성과급으로 받았던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평균 성과급을 기본급의 362%로 책정했다. 올해는 역성장 전망에 따라 지급률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지속된 적자로 비상경영을 선언한 상태다. 조직을 효율화하고 흑자전환 달성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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