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고온 현상으로 인해 프로야구 경기 시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폭염경보 속에서도 프로야구 경기가 강행되면서 다수의 관중이 온열질환으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관중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규정을 다시 살피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관중, 선수단, 프로야구 종사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며 모두가 안전한 프로야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는 4명의 관중이 온열 증세로 119구급차를 타고 이송되었고, 울산 문수구장에서도 1명의 관중이 의무실 치료를 받았다. 잠실구장에서도 4명의 온열 환자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KBO는 최근 들어 처음으로 ‘폭염 취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전이 폭염으로 취소되었고,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전,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롯데전도 폭염으로 취소되었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다.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KBO는 무턱대고 경기를 계속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장마철에 다수의 경기가 취소된 바 있으며, 폭염으로 인한 취소 경기가 속출하면 정규시즌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되어 리그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게다가, 폭염 문제는 단기적인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사안이다.
현재 프로야구에는 폭염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나 그 기준이 모호하다. KBO가 2015년에 제정한 폭염 규정에 따르면,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취소 기준이 명시되지 않아 경기 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폭염 취소 여부가 결정된다.
KBO는 이러한 규정을 재정비하여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기 시간 조정도 불가피하다. 현재 프로야구는 평일 오후 6시 30분, 토요일 6시, 일요일 5시에 경기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폭염 문제가 계속되면 여름철 일요일 5시 경기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중들의 입장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폭염 안전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관중들은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입장하는데, 일요일 5시 경기에는 오후 3시부터 관람석에 앉아야 한다. 서울 잠실구장을 비롯한 몇몇 구장은 관람석에 그늘이 없어 관중들이 땡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KBO는 각 구단과 협의하여 경기 시간을 조정하고, 관중들의 입장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무더위 속에서도 안전하게 프로야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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