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동생들에게 숙소 양보하며 팀 챙긴 ‘맏언니’ 전훈영, 앵발리드서 빛났다

서울경제 조회수  

동생들에게 숙소 양보하며 팀 챙긴 '맏언니' 전훈영, 앵발리드서 빛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째), 전훈영(오른쪽 둘째), 임시현(오른쪽 첫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대한민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맏언니’ 전훈영(30)은 서른이 넘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는 4년 전 도쿄 올림픽 대표로 선발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운을 맞았다. 올림픽이 1년 뒤로 미뤄지면서 다시 대표 선발전을 해야했고 후배에게 자리를 내줬던 것이다. 전훈영은 3년간 절치부심했다.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 2관왕 이후 국제 대회 수상 이력이 없었지만 올해 4월 국가대표 선수단에 승선하며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전훈영은 대표님의 맏언니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내려놓으며 동생들을 살뜰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이 대표팀에 뽑힌 임시현(21)과 남수현(19)이 열살 터울인 만큼 먼저 나서 배려를 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리에 도착해 선수단 숙소를 정할 때였다. 숙소가 2인 1실로 돼 있어 한 명은 다른 종목 선수와 같은 방을 써야만 했다. 기준 행해왔던 관례대로라면 맏언니가 막내와 같은 방으로 쓰고 둘째가 다른 종목 선수와 방을 함께 써야 했다.

동생들에게 숙소 양보하며 팀 챙긴 '맏언니' 전훈영, 앵발리드서 빛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 후 남수현(왼쪽), 전훈영(가운데), 임시현(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하지만 전훈영은 다른 선택을 했다. 전훈영은 먼저 손을 들고 “탁구 선수와 방을 함께 쓰겠다”고 했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첫 올림픽 출전인 후배들을 위해서였다. 최근 올림픽 대표 선수단은 태릉 선수촌 시절과 달리 타 종목 선수와는 교류가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칭스태프 가운데 한 명이 “태릉 시절도 아니고 타 종목 선수와 열흘 넘게 있는 게 괜찮겠냐”고 묻자 전훈영은 “동생들이 편하게 지내면 나도 좋다”고 답했다고 한다.

전훈영은 대표팀 경기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활을 빠르게 쏘기 때문에 단체전 1번 주자로 나섰다. 양궁 단체전에선 세트당 120초 가 주어져 선수 3명이 이 시간 안에 각 2발씩 총 6발을 쏴야 한다. 첫 주자가 활을 빨리 쏘면 두번째, 세번째 선수는 그만큼 시간 여유를 갖는다.

전훈영은 특히 지난달 28일 중국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에선 5차례나 10점을 쐈다. 연장 승부 결정전(슛오프)에서도 10점을 쏘면서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2014년 이후 10년간 국제 무대와 인연이 없던 전훈영이 성인 무대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었다. 개인전에서도 전훈영은 4강에서 금메달리스트 임시현과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접전(4-6)을 벌였지만 아쉽게 패했다.

동생들에게 숙소 양보하며 팀 챙긴 '맏언니' 전훈영, 앵발리드서 빛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오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16강전에서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코칭스태프에 따르면 전훈영은 예민하지 않고 유쾌하고 털털한 성격이다. 단체전 때는 가끔씩 엉뚱한 농담을 던지면서 동생들의 긴장을 풀어줬다고 한다. 개인전이 열린 3일 낮에도 전훈영은 임시현에게 장난을 걸며 앵발리드 경기장으로 함께 걸어 들어갔다. 이런 팀워크에 힘입어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뿐 아니라 혼성전, 개인전까지 여자 선수들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는 “국가대표 3명 모두 올림픽 첫 출전이라서 큰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딛고 이뤄낸 성과다.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회장은 3일 개인전 경기가 끝난 직후 전훈영을 찾아와 격려했다. 비록 개인전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끈 전훈영에게 정 회장은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전훈영은 이날 취재진과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양궁 대표팀을 향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전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며 “부담이 컸는데 목표를 이뤄냈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비하는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해서 후회는 없다. 후련한 마음이 제일 크다”고 했다.

동생들에게 숙소 양보하며 팀 챙긴 '맏언니' 전훈영, 앵발리드서 빛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 후 현대차그룹 김걸 사장(오른쪽 둘째)과 양궁 국가대표 남수현·전훈영·임시현, 양창훈(오른쪽 첫째) 감독, 김문정(왼쪽 첫째) 코치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스포츠] 랭킹 뉴스

  •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이 가장 어렵다"…어렵고 어려운 타이밍 잡기, 류중일 감독이 꼽은 패인 [MD타이베이]
  • 클로저 박영현이었다면…日전 최대고비, 5회말 최대 승부처였는데 KS 7차전처럼 했다면 ‘도쿄행 암울’
  •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도 당했다…일본에 0-4 완패
  • 음바페, '7번' 비니시우스와 '9번' 홀란드에게 밀렸다…등번호 대표하는 베스트11
  • 아모림, 퇴출 1호 결정했다…EPL격에 맞지 않는 600억 스트라이커 낙점→입단 7개월만에 쫓겨나다니…‘충격’
  • 토트넘 수비진 초토화 위기…하프타임에 셀프 교체 요청, 판 더 벤 이어 로메로도 부상

[스포츠] 공감 뉴스

  • 한국, 일본전 9연패에 빠져…불펜의 붕괴가 아쉬움
  • 신진서, 커제에 극적인 반집 역전승…삼성화재배 8강 진출
  • '통한의 5회·7회'…韓, 일본에 패해 슈퍼라운드 진출 '빨간불'
  • “코치들이 힘들 것” 호부지가 FA 선물을 받긴 어렵지만…2월의 특별한 서비스타임 예고, 생존모드
  • 포지션 경쟁자가 세계 최고 센터백 김민재…방출 수순 다이어, 분데스리가 벤치 신세 일레븐 선정
  • '투트쿠·김연경 42점' 흥국생명, 도로공사 잡고 개막 7연승…삼성화재, OK저축은행에 승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육즙이 꽉 차, 탱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돼지구이 맛집 BEST5
  • 진한 육향이 국물에 스며들어 있는 돼지찌개 맛집 BEST5
  •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붐비는 여행지, 강릉 맛집 BEST5
  • ‘여기’에 먹으면 더 맛있는, 뚝배기 맛집 BEST5
  • [오늘 뭘 볼까] 임윤찬의 공연을 스크린에서..영화 ‘크레센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 [맥스무비레터 #77번째 편지] 투둠! ‘오징어 게임’ 시즌2 시청 길라잡이🦑
  • [위클리 포토] 송승헌은 왜 조여정에게 사과했을까?
  • [리뷰: 포테이토 지수 83%] ‘아침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자와 남겨진 자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4500억 하이브 소송 전 민희진이 올린 의미심장 게시글: 이건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연예 

  • 2
    의원직 상실형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런 표정을 지었다(사진 여러장)

    뉴스 

  • 3
    '정년이' 이을 새 강자는…'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VS '지금 거신 전화는' VS '옥씨부인전'

    연예 

  • 4
    [유통가 투데이] G마켓·옥션, 겨울 아우터 최대 79% 할인판매 外

    뉴스 

  • 5
    당대표 징역형에 의원 체포동의안까지… 野 사법리스크 ‘눈덩이’

    뉴스 

[스포츠] 인기 뉴스

  •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이 가장 어렵다"…어렵고 어려운 타이밍 잡기, 류중일 감독이 꼽은 패인 [MD타이베이]
  • 클로저 박영현이었다면…日전 최대고비, 5회말 최대 승부처였는데 KS 7차전처럼 했다면 ‘도쿄행 암울’
  •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도 당했다…일본에 0-4 완패
  • 음바페, '7번' 비니시우스와 '9번' 홀란드에게 밀렸다…등번호 대표하는 베스트11
  • 아모림, 퇴출 1호 결정했다…EPL격에 맞지 않는 600억 스트라이커 낙점→입단 7개월만에 쫓겨나다니…‘충격’
  • 토트넘 수비진 초토화 위기…하프타임에 셀프 교체 요청, 판 더 벤 이어 로메로도 부상

지금 뜨는 뉴스

  • 1
    드디어 상륙하는 국내 최초 ‘전기 오픈카’… 압도적인 존재감에 “모두가 놀랐다”

    차·테크 

  • 2
    이재명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주목받는 한동훈… “입지 강화될 듯”

    뉴스 

  • 3
    “촌캉스에서 런케이션까지” 농촌 반전 매력에 빠진 MZ세대

    여행맛집 

  • 4
    [지스타 2024] "수능 끝났다! 게임하러 모여"…2일차도 '구름인파'

    차·테크 

  • 5
    “화영 다리 부상 당시 멤버들 단톡방 반응이…” 티아라 '왕따 사건' 관계자 충격 증언 나왔다

    연예 

[스포츠] 추천 뉴스

  • 한국, 일본전 9연패에 빠져…불펜의 붕괴가 아쉬움
  • 신진서, 커제에 극적인 반집 역전승…삼성화재배 8강 진출
  • '통한의 5회·7회'…韓, 일본에 패해 슈퍼라운드 진출 '빨간불'
  • “코치들이 힘들 것” 호부지가 FA 선물을 받긴 어렵지만…2월의 특별한 서비스타임 예고, 생존모드
  • 포지션 경쟁자가 세계 최고 센터백 김민재…방출 수순 다이어, 분데스리가 벤치 신세 일레븐 선정
  • '투트쿠·김연경 42점' 흥국생명, 도로공사 잡고 개막 7연승…삼성화재, OK저축은행에 승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육즙이 꽉 차, 탱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돼지구이 맛집 BEST5
  • 진한 육향이 국물에 스며들어 있는 돼지찌개 맛집 BEST5
  •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붐비는 여행지, 강릉 맛집 BEST5
  • ‘여기’에 먹으면 더 맛있는, 뚝배기 맛집 BEST5
  • [오늘 뭘 볼까] 임윤찬의 공연을 스크린에서..영화 ‘크레센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 [맥스무비레터 #77번째 편지] 투둠! ‘오징어 게임’ 시즌2 시청 길라잡이🦑
  • [위클리 포토] 송승헌은 왜 조여정에게 사과했을까?
  • [리뷰: 포테이토 지수 83%] ‘아침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자와 남겨진 자

추천 뉴스

  • 1
    4500억 하이브 소송 전 민희진이 올린 의미심장 게시글: 이건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다

    연예 

  • 2
    의원직 상실형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런 표정을 지었다(사진 여러장)

    뉴스 

  • 3
    '정년이' 이을 새 강자는…'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VS '지금 거신 전화는' VS '옥씨부인전'

    연예 

  • 4
    [유통가 투데이] G마켓·옥션, 겨울 아우터 최대 79% 할인판매 外

    뉴스 

  • 5
    당대표 징역형에 의원 체포동의안까지… 野 사법리스크 ‘눈덩이’

    뉴스 

지금 뜨는 뉴스

  • 1
    드디어 상륙하는 국내 최초 ‘전기 오픈카’… 압도적인 존재감에 “모두가 놀랐다”

    차·테크 

  • 2
    이재명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주목받는 한동훈… “입지 강화될 듯”

    뉴스 

  • 3
    “촌캉스에서 런케이션까지” 농촌 반전 매력에 빠진 MZ세대

    여행맛집 

  • 4
    [지스타 2024] "수능 끝났다! 게임하러 모여"…2일차도 '구름인파'

    차·테크 

  • 5
    “화영 다리 부상 당시 멤버들 단톡방 반응이…” 티아라 '왕따 사건' 관계자 충격 증언 나왔다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