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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건수 기네스북 도전감”…평론가들 매긴 22대 국회는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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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소은 임세원 기자 = 개원 두 달이 된 22대 국회가 전문가들로부터 ‘낙제점’을 받았다. 정치 평론가들은 이번 국회의 입법 생산성이 실종됐고, 정쟁으로 점철돼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마비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해병대원 특검법, 인사청문회 등 여야가 갈등에 골몰한 사이 ‘민생 법안’이 실종됐다고 입을 모았다.

4일 뉴스1 인터뷰에 응한 5명의 정치평론가들은 22대 국회의 점수를 10점 만점에 평균 1.8점으로 매겼다. 0점을 준 평론가가 다섯 명 중 두 명에 달했다. 협치를 도모하기보다 정쟁성 법안 발의에 골몰하고 있어 ‘낙제점’을 줘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점수를 논할 가치가 없다’며 0점을 매긴 최창렬 정치평론가(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현재 상황은 이미 정치가 아니다. 정치라는 건 최소한 상대를 인정하고 다른 걸 인정하는 게 바탕이 돼서 각자 입장을 주장하고 정치적 이익을 취해야 한다. 현재는 양당이 완벽하게 사익을 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회의·상임위 등) 회의는 참석하는데 입법생산성이 떨어진다. 학교만 맨날 왔다 갔다 하면 뭐하나. 성적을 못 내고 있다”라며 “21대 국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오고 정쟁에 휩싸이면서 많은 민생 법안들이 처리가 안 된 상태로 폐기됐다. 그런 것들에는 여야 모두 관심이 없다”라고 짚었다.

최병천 정치평론가(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현 국회 상황에 1점을 매기며 “윤석열 대통령은 나랏일에 관심이 전혀 없고, 민주당은 전술적 목표로 대통령의 거부권 개수를 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상대가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을 찾아서 뭘 하기보다는 상대가 수용할 생각이 없는 걸 중심으로 열심히 (법안을) 통과시킨다. 아웃풋보다는 상대방을 코너로 몰고 공격 명분을 만들고 그런 걸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에서 갈등이 지속적으로 반복·재생산되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한 야당 주도의 ‘쟁점 법안 상정→여당의 반발 및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돌입→필리버스터 종결 및 쟁점 법안 본회의 통과→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재의결’의 과정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크게는 거부권과 재발의를 필두로 한 ‘특검법 정국’과 ‘인사 문제’를 두고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양측이 함께 바뀌지 않는 한 현재 교착 정국을 타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정치평론가는 “탄핵 발의 건수가 기네스북에 도전할 정도”라며 “(상임위) 원구성은 원래 여야 갈등이 있다. 근데 이번 22대 국회처럼 그냥 밀어붙이지 않았다. 이번엔 관례를 다 무시하고 이런 면을 보면 더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쟁점 법안에만 골몰하기보다, 민생 법안을 두고 여야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1대 국회 끝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자가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국민의힘 안을 수용하겠다고 한 점이나, 저출생 대책 등 비쟁점 법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양당이 한동훈·이재명 신임 대표 체제를 다져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소폭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대선 후보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면 민생 성과를 내야 하는 공통의 과제가 있어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8·18 전당대회 이후) 이재명 후보자가 대표가 되면 양당 지도부가 완성된다. 가을 정기국회도 다가오고, 민심 눈치도 보이니 성과를 내려고 하지 않겠나”라며 “특히 민생 법안 관련 처리를 하려고 양당이 민생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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