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유도 대표팀의 김민종(24·양평군청)이 남자 최중량급 은메달을 획득한 뒤 “아직 하늘을 덜 감동시켰다”며 눈물을 쏟았다.
김민종(세계랭킹 1위)은 3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100㎏ 초과급 결승전에서 테디 리네르(7위·프랑스)에 허리후리기로 한판패했다.
김민종은 ‘개최국’ 프랑스의 유도 영웅인 리네르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리네르의 노련한 기술에 당했다.
비록 2012 런던 대회 81㎏급 김재범과 90㎏급 송대남 이후 12년 만의 유도 금메달 수확은 무산됐지만, 김민종은 큰일을 해냈다.
한국 유도가 올림픽 남자 최중량급에서 메달을 수확한 것은 조영철 대한유도회장이 1984 로스앤젤레스, 1988 서울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처음이다. 김민종은 이 체급 최고 성적을 올렸다.
값진 성과를 냈지만 김민종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기쁨보다는) 아쉬운 감정밖에 없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16강 탈락한) 도쿄 대회 때보다는 성장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격려에도 “국가대표라면 성장하는 게 당연하다.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아쉬움만 있다”고 말했다.
새 역사를 썼다는 칭찬에도 “부모님만 감동하게 했을 뿐, 금메달을 못 땄으니 하늘을 감동시키지는 못했다”며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어떻게 해야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걸 알게 됐으니 다음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로) 하늘까지 감동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민종은 리네르의 허리후리기에 당했다. 올해 파리 그랜드슬램 결승에서도 리네르의 안다리후리기에 절반패했는데, 같은 기술을 또 막지 못했다.
그는 “지난번에 만났을 때보다 상대가 나를 더 많이 분석해서 나왔더라”면서 “리네르는 그 기술을 잘하는데, 알고도 방어를 못 했다. 내 연구가 부족했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 프랑스의 일방적 홈 응원에 대해서는 “앞서 프랑스 선수가 경기할 때마다 소리가 크기는 크더라. 하지만 그게 다 나를 응원하는 것이라고 마음먹었다. 응원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개의치 않았다.
그는 눈물을 애써 참아낸 뒤 “이번 패배가 다음 올림픽까지 가는 좋은 동력이 될 것 같다. 다음에는 확실하게 하늘을 감동시킬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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